해외진출을 하려는 중소기업들에 이뤄지는 정책당국의 금융지원책이 신용등급 3~6등급의 중소기업에서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8일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시 애로사항 및 금융부분에서의 정책대응’(한은 경제연구원 이지호·정호성 차장) 보고서를 통해 한은의 중소기업 무역금융지원 프로그램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기업별로 분석해 이같이 발표했다.
한은은 2013년 4월 총액한도대출제도(현 금융중개지원대출제도)의 무역금융지원한도를 확대(7500억원→1조5000억원)하면서, 이에 대한 대출금리도 연 1.25%에서 연 1.0%로 하향 조정함한 바 있다.
조사결과 무역금융지원 프로그램의 지원대상 대출취급실적(평잔기준)은 올 11월 현재 약 8조9000억원이며, 모든 은행이 한은 지원으로 인한 조달금리 경감분을 반영해 대출금리를 감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올 4월 현재 은행들의 조달금리 경감분은 0.3%포인트로 추정되며, 기업들이 적용받는 대출금리의 실제 감면폭은 0.25∼0.64%포인트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특히 한은의 무역금융 지원이 중소기업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은행으로부터 자금조달시 한계비용 절감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중상위 신용등급(3∼6등급) 기업에서 크게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미 양호한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최상위 신용등급(1∼2등급) 기업이나 은행의 대출심사를 통과하기 어려운 하위 신용등급(7∼10등급) 기업의 경우에는 무역금융이 수출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주요 대기업과 달리 그간 해외진출에 다소 소극적이었던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이 국제화를 통해 새로운 성장모멘텀을 확보하여야만 하는 것은 불가피한 현실”이라며 “정책당국은 정책지원이 가장 필요한 부문에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지원체계 전반을 지속적으로 개선·발전시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소기업의 국제화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국내 금융기관의 역량이 제고돼야 한다”며 “특히 중소기업의 지속적 혁신과 대외경쟁력 확보를 지원할 수 있는 중소규모 국내 금융기관의 역할도 여전히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