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예상하지 못했던 수장 교체로 술렁이고 있다.
청와대는 18일 정무직 인사를 단행하면서 장관급인 공정거래위원장 자리에 지난 1월 퇴임했던 정재찬 전 부위원장을 내정했다.
통상 위원장 자리는 ‘외부인사’, 부위원장 자리는 ‘내부인사’ 몫으로 인식되는 공정위에서 내부인사는 직원들이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인사에 대한 직원들의 반응은 환영보다 ‘물음표’가 앞서는 모습이다. 부처와 청와대간 교감이 전혀 없었던 뜻밖의 인사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장관급 인사를 앞두고 가장 민감한 곳은 해당부처다. 해당부처에서 풍문으로 후보군이 거론되고 이를 바탕으로 하는 하마평 보도가 나오는 일이 많다. 하지만 이번 공정위원장 인사는 후보군은 커녕 교체 여부조차도 거론되지 않았다. 직원들은 소위 말하는 ‘멘붕’에 빠졌다.
이번 인사는 갑작스럽게 이뤄졌다는 것은 일정표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노 위원장의 이번주 일정표는 각종 행사 참석으로 빽빽하다. 19일에는 경제자관회의와 한미 경쟁당국 양자협의회에 참석할 예정이었고 20일에도 국가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하기로 돼 있다.
당장 인사가 단행된 이날 오후에도 해도 네이버의 공익법인 '한국 인터넷 광고 재단' 출범식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청와대의 공정위원장 내정 발표가 TV를 통해 이뤄지던 시각, 공정위 직원들은 위원장 참석 행사 준비를 예정대로 진행 중이었다.
노 위원장의 모습도 평소대로였다. 노 위원장은 전날 간부회의 때도 이번 국감 지적사항에 대해 철저한 후속조치를 지시하는 등 업무에 열의를 보였다. 고위간부 등에 따르면 전날 늦은 오후 보고가 이뤄질 때까지도 통상적인 업무에 대해서만 이야기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공정위는 이날 오전 청와대의 정재찬 전 부위원장의 위원장 내정 소식을 듣자마자 비상회의를 소집, 대응책을 논의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새 위원장 후보자는 올해 초까지도 부위원장을 역임했고 지난 수십년간 공정위에 몸담은 내부인사”라며 “인사 자체는 다소 뜻밖이지만 수장 교체에 따른 업무차질은 크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