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양 vs. 긴축, 중앙은행 엇갈리는 행보] 1. 바주카포 쏜 일본, 디플레와의 전면전 돌입

입력 2014-10-31 17:46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본원통화 80조 엔으로 확대 등 선제공격…BOJ 총재 “물가 목표 달성 위해 뭐든지 할 것”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블룸버그

일본은행(BOJ)이 전격적으로 추가 경기부양책을 실시하면서 디플레이션과의 전면전에 돌입했다.

BOJ는 31일(현지시간) 이틀 간의 금융정책회의를 마치고 낸 성명에서 본원통화 규모를 80조 엔(약 770조원)으로 늘린다고 밝혔다. 이는 종전의 60~70조 엔에서 10~20조 엔 확대된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이 32명의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불과 3명 만이 이를 예상했을 정도로 전격적인 조치였다.

또 위험자산 매입 규모도 적극적으로 늘렸다. 이날 BOJ는 현재 매입하는 국채 규모도 연간30조 엔으로 늘리기로 했다. 또 보유 국채 평균 잔존 만기도 7~10년으로 기존보다 3년 정도 연장하기로 했다. 특히 상장지수펀드(ETF)와 일본부동산투자신탁(JREITs) 매입규모를 각각 3조엔, 900억 엔으로 기존보다 세 배 확대하기로 했다.

또 세계 최대 연기금인 일본공적연금(GPIF)은 이날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국내 주식과 해외 주식의 비중을 각각 25%로 확대하기로 했다. 해외 채권 비중은 15%로 커진다. 이에 일본 국채 비중이 종전의 60%에서 35%로 낮아지며 주식과 채권을 포함한 해외 자산 비중은 종전 23%에서 40%로 크게 높아진다.

BOJ 통화정책 위원 9명 중 찬성 5 반대 4로 부양책이 간신히 통과했을 정도로 내부에서도 논란이 컸다. 그러나 디플레이션 탈출을 최우선 순위에 내건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는 지금을 선제공격에 나설 최고의 타이밍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추이 9월 3.0% 출처 블룸버그

이날 발표된 일본의 지난달 신선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3.0%로, 지난 4월 단행된 소비세 인상 효과(2%)를 빼면 실질 물가상승률은 1.0%에 불과하다. 이는 BOJ 목표치 2%의 절반 수준이다.

BOJ는 성명에서 “유가 하락 등으로 디플레이션 해소가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감이 생겼다”면서 “물가상승률 목표치(2%)가 안정화될 때까지 양적·질적 완화를 계속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로다 총재는 이날 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소비세 인상 이후 수요가 우울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유가 하락 등 단기 물가 하락 요인도 존재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꾸준히 진행된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지연될 위험을 미연에 방지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물가 안정 목표 달성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미나미 다케시 노린추킨리서치인스티튜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이번 주 양적완화를 종료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구로다에게 지금이 최고의 타이밍”이라며 “연준과 BOJ가 다른 길을 밟고 있다는 것을 시장에 분명하게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결정은 구로다 총재가 최초로 경기부양책을 발표한지 19개월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BOJ의 발표에 시장도 환호했다. 일본증시 닛케이225지수는 전일 대비 4.83% 폭등한 1만6413.76으로 7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ㆍ엔 환율은 2% 이상 급등하며 111엔을 웃돌았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리얼리티 일반인 출연자 리스크…‘끝사랑’도 예외 없었다 [해시태그]
  • ‘영국’서도 통했다…셀트리온, 압도적 처방 실적 보이며 강력한 성장세
  • 너무 느린 제10호 태풍 '산산'…무너지고 잠긴 일본 현지 모습
  • '전동 스쿠터 음주 운전' BTS 슈가, 검찰에 불구속 송치
  • 의료인력 수급 논의기구 연내 출범…"2026년 의대정원 논의 가능"
  • 스포츠공정위, '후배 성추행 혐의' 피겨 이해인 재심의 기각…3년 자격 정지 확정
  • 금감원,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대출…우리금융저축은행·캐피탈까지 현장 검사
  • "연희동 싱크홀 도로, 전조 증상도 없었다…일대 주민들도 불안감↑"
  • 오늘의 상승종목

  • 08.30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79,960,000
    • -2.2%
    • 이더리움
    • 3,363,000
    • -3.36%
    • 비트코인 캐시
    • 438,600
    • -0.72%
    • 리플
    • 758
    • -2.19%
    • 솔라나
    • 183,700
    • -5.89%
    • 에이다
    • 468
    • -4.29%
    • 이오스
    • 655
    • -2.09%
    • 트론
    • 218
    • +0%
    • 스텔라루멘
    • 126
    • -0.79%
    • 비트코인에스브이
    • 57,550
    • -1.79%
    • 체인링크
    • 14,770
    • -2.76%
    • 샌드박스
    • 341
    • -2.0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