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녀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그들 삶을 기록한 ‘물꽃의 전설’은 한 시절 자기 몸을 바쳐 가계를 꾸리고 가족을 뒷바라지한 헌신자들에 대한 정성스러운 조명이기도 하다. 통상적인 인터뷰 사이로 수만가지 얼굴을 한 바다를 바라보는 해녀의 고요한 모습을 자주 비추는데, 이때 관객의 애상은 한층 끓어오른다. 달빛을 머금고 별처럼 반짝이는 바다, 해 질 녘 노을을...
후속작 ‘헌신자’는 부모님 세대가 경험한 프랑스 식민지 시절까지 소환한다. 이중간첩 생활 이후 프랑스로 넘어간 주인공이 미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어느 쪽에도 제대로 속하지 못하는 상황을 다룬다.
그는 주인공이 “두 개의 얼굴, 마음, 정서를 갖고 살아간다”는 점에서 자신이 베트남 난민이자 동양계 미국 이민자로서 경험한 정체성을 반영했다고도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