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농사를 짓는 것을 친경(親耕), 왕비가 직접 누에를 치는 것을 친잠(親蠶)이라고 했다. 왕이든 누구든 몸소 씨 뿌리고 농사를 짓는 것은 궁경가색(躬耕稼穡)이다. 노계(蘆溪) 박인로(朴仁老•1561~1642)의 누항사(陋巷詞)에도 “궁경가색(躬耕稼穡)이 내 분(分)인 줄 알리로다”라는 말이 나온다. ‘치본어농 무자가색’ 중에서 무자가색에 대해서는 5월 2일자에 언급했다.
노계(蘆溪) 박인로(朴仁老·1561∼1642)의 시조 ‘조홍시가(早紅枾歌)’는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다. “반중(盤中) 조홍(早紅) 감이 고와도 보이나다/유자(柚子) 아니라도 품음직도 하다마는/품어 가 반길 이 없을 새 글로 설워하노라.”
홍시에 관한 시는 무수히 많다. 이규보(李奎報:1168~1241)의 ‘시골사람이 홍시를 보내다’[野人送紅枾]부터 읽어보자. “식물...
조선 중기의 문신 상촌(象村) 신흠(申欽·1566~1628)은 송강 정철, 노계 박인로, 고산 윤선도와 더불어 조선 4대 문장가로 꼽히는 사람이다. 그는 계축옥사로 밀려났을 때 김포 가현산(歌絃山) 동봉(銅峰) 기슭에 감지와(坎止窩)라는 한 칸 초가를 지었다. 계축옥사는 소북세력이 영창대군(선조의 13남)을 옹립하려 한다고 대북 일파가 무고해 벌어진 정변(政變)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