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 생각엔 ‘醵’이 ‘酉(=酒:술 주)+豦(=遽:갑자기 거)’의 구조로 이루어진 글자인 것으로 보아 ‘갑자기 내는 술값’을 ‘醵’이라고 한 것 같다. 내가 한턱내겠다며 술집에 갔는데 아뿔싸! 깜빡하고서 지갑을 집에 두고 왔다면 각기 호주머니를 털어 술값을 낼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여기서 醵出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을까? 呵呵.
중국은 ‘하하(哈哈), 허허(呵呵)’, 영국은 ‘하하(haha), 호호(hawhaw)’ 웃는다. 일본은 높은 소리로 쾌활하게 웃는 모양을 ‘가라카라(からから)’, ‘게라게라(げらげら)’로 표현한다. 태국은 숫자 ‘55555’로 웃음을 나타낸다. 숫자 5를 뜻하는 태국어의 발음이 ‘하(haa)’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얼굴 표정, 소리 등에 따라 웃음을 표현하는 말이 무궁무진하다. 눈웃음...
이 다리가 곧 ‘까마귀 오(烏)’, ‘까치 작(鵲)’, ‘다리 교(橋)’를 쓰는 ‘오작교(烏鵲橋)’이다.
나는 학생들에게 더러 썰렁한 아재개그를 한다. “견우와 직녀가 못 만나는 이유는?” “오작교의 오작동으로 인해…” 呵呵. 반가운 칠석우가 더위를 썰렁하게 식힐 정도로 내렸으면 좋겠다.
하지만 전주의 막걸리집에서는 거의 다 시골스러운 정감을 느끼게 하는 양은 주전자를 사용한다. 최소한 20여 종의 푸짐한 안주를 차린 술상 위로 찌그러진 양은 주전자가 바삐 오간다. 이 주전자를 이제는 ‘술을 전하는 놈’이라는 뜻에서 ‘전할 전(傳)’, ‘놈 자(者)’를 써서 ‘酒傳者’라고 하는 것이 더 합당하지 않을까? 呵呵(가가).
문신 문덕교(文德敎·1551∼1611)는 건강을 위해 가장 좋은 것은 ‘마음을 맑게 하고 일을 줄이며 조용히 지내는 것[淸心省事靜中居]’이라고 읊었다.
이들보다 훨씬 선대 사람인 중국 송의 주익(朱翌· 1097~1167)은 호가 생사노인(省事老人)이었다. 이름 ‘翌’은 다음 날이라는 뜻이니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어 일을 줄이면서 산 사람일까? 가가(呵呵). 재미있다. fusedtr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