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 급여 차이가 거의 70배 나는 지역이 있다. 바로 유럽연합(EU) 회원국 가운데 부자 나라인 네덜란드와 가난한 루마니아 시민들의 실업수당이 이 정도 차이가 난다. 루마니아 성인 실업자의 경우 월 30유로, 4만1000원의 보조를 받는다. 그리고 한 달에 11시간의 공공근로를 의무적으로 해야 이 급여가 유지된다. 반면에 네덜란드의 실업자는 평균 한 달에 2135유로, 약...
체코의 안드레이 바비쉬 총리는 재벌 기업가 출신이다. 그는 2011년 정치에 뛰어들었고 기성정치에 반대하는 전형적인 포퓰리스트 정치인으로 선전하면서 2017년 12월 총리가 됐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처럼 그는 권력을 사유화한다는 비판과 의혹을 계속해서 받아 왔다.
바비쉬 총리 소유의 아그로페르트(Agrofert)는 농산물부터 재생에너지...
1983년 4월 18일 독일(서독)의 수도 본. 전달 치러진 총선에서 당선된 의원들이 등장했다. 정장 차림의 의원들과 다르게 청바지에 운동화를 신은 한 젊은 의원이 의사당에 들어오자 장내가 술렁거렸다. 방송사 카메라는 이 모습을 잡기에 분주했고 의원은 기세등등하게 자리에 앉았다. 1998년부터 2005년까지 사회민주당(사민당)이 이끄는 연립정부에서 연정 파트너로...
유럽통합을 20년 넘게 연구해 오면서 이해하기 어려웠던 게 있다. 유럽연합(EU)법이 회원국의 헌법보다 우위에 있고 회원국에서 별도의 이행조치 없이 직접 적용된다는 점이다. 헌법은 국가의 최고 법인데, EU 조약이나 규정 등과 같은 EU법이 헌법보다 우위에 있다니? 그리고 회원국 시민들이나 기업들도 EU법을 근거로 정부를 제소할 수 있다?
보통 국제법은...
‘30년간 유혈분쟁으로 약 4만 명의 사상자 발생.’ ‘인종과 종교에 따라 철저하게 분리된 온갖 종류의 차별이 상존하는 곳.’
북아일랜드 유혈분쟁을 한마디로 정리한 것이다. 이 유혈분쟁은 1969년 8월 영국군이 북아일랜드에 주둔하면서 시작됐다. 1922년 독립전쟁을 치르고 아일랜드는 영국에서 독립했다. 그러나 계속해서 영국령이던 북아일랜드에서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의 최장수 총리” “유럽에서 가장 막강한 정치 지도자”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Angela Merkel) 총리를 따라다니는 수식어이다.
9월 26일 독일 총선이 치러진다. 2005년 11월에 총리로 취임해 네 번이나 독일 정부를 이끌어온 메르켈은 이제 정치무대를 떠난다. 2019년 12월 자신이 이끌어온 집권 여당 기독교민주당(기민당, CDU)의 당수 자리에서...
“중국의 외교적 승리다.” “유럽연합(EU)이 20일 취임할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 목에 비수를 꽂았다.”
구랍 30일 EU와 중국은 포괄적 투자협정(Comprehensive Agreement on Investment, CAI)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자유무역협정(FTA)에도 한참 못 미치지는 조약이지만 EU가 중국에 너무 많이 양보했고, 이 조약이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하는 ‘서구’의 대중국 정책을 약화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어 기쁩니다.”
대학교수로는 드물게 팟캐스팅 안쌤의유로톡을 지난 4년 간 제작 진행해 온 안병억 대구대 국제관계학과 교수의 소감이다. 연합뉴스와 YTN 기자 출신인 안 교수는 만 9년의 기자생활을 접고 2000년 가을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로 유학을 떠났다. 6년 만에 유럽통합과정에서의 영국과 독일관계로 박사 논문을 마치고 귀국해...
“동성애자의 권리 신장은 공산주의 이데올로기보다 더 파괴적이다.”
6월 중순.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에서 대통령 선거 유세가 열렸다. 재선을 노리던 안드레이 두다 후보는 위의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2015년 취임한 그는 중도 우파 포퓰리스트 집권 정당인 법과 정의당의 지지를 받았다. 취임 후 당적 포기 규정 때문에 이 정당에서 탈퇴했지만 그는 이 당의...
“서구를 확장하고 업그레이드해야 중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
1970년대 후반 미국 민주당의 카터 대통령 시절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즈비그뉴 브레진스키(Zbigniew Brzezinski)는 21세기에 전개되는 미국과 중국 간의 패권 경쟁을 전망하며 미국 지도부에 이렇게 조언했다. 단순한 지리적 개념이 아니라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존중하는 나라들을...
“차기 미국 정부와 함께 일하기를 고대한다. 미국과 EU의 새로운 관계의 시작, 뉴딜을 위한 협력에 투자하고 싶다.”
우리 시각으로 8일 자정이 조금 지나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승자로 선언되자 독일의 하이코 마스(Heiko Maas) 외무장관은 이렇게 트윗을 날렸다. 그러면서도 그는 “명확한 개표 결과가 나와서 좋다”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독일은 올해 후반기...
유럽 정치경제학을 전공한 안병억 대구대 국제관계학과 교수가 ‘유러피언 드림’이라는 화두로 우리 사회가 준비해야 할 미래의 방향을 제시한다. 매달 두 번째 목요일 연재.
후유증 있었지만 성공적인 統獨 30년
지난 3일은 독일 통일 30주년이었다. 1989년 11월 9일 자정쯤에 28년간 동서 베를린을 갈라놓았던 베를린 장벽이 갑자기 붕괴됐다. 이후 채 11개월도 지나지...
“노딜을 위한 융단폭격이다.”
영국 정부가 9일 유럽연합(EU)과 올 초 체결한 탈퇴조약을 위반하는 법안을 제시하자 EU의 한 고위관리가 이처럼 발언했다. 한동안 뜸했던, 영국이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 우려가 다시 커졌다. 다음 달 15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회원국 수반들의 정상회담(유럽이사회) 전까지 획기적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는 한 노딜...
요즘 이탈리아의 유명 관광지 베니스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모처럼 여유를 즐긴다. 시 여행의 출발점인 산마르코 광장은 한산하기만 하다. 성당과 두칼레 궁전을 보려고 하루에도 몇만 명이 몰려드는 곳. 지난해 이맘때쯤이면 사람들에 치여 발 디딜 틈도 없었을 터이지만 이제는 방문객이 소수다. 5월부터 10월까지는 보통 관광 성수기. 코로나19로 이 곳 방문객이...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옥죄기가 유럽의 주요 동맹국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14일 영국의 보수당 정부는 중국 화웨이의 5세대(5G) 이동통신 장비 구매를 금지하고 2027년까지 기존에 설치된 장비를 모두 제거하기로 결정했다. 영국은 1월 시장 점유율이 35%를 넘지 않는 한도 안에서 화웨이의 제한적 시장 참여를 허용했었는데 불과 반년 만에 이를 번복했다. 미국...
◇ 하룻밤에 읽는 영국사/ 안병억 지음/ 페이퍼로드 펴냄/ 1만8000원
책은 카이사르의 브리튼 침공부터 브렉시트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등장하는 오늘날까지 영국의 역사를 다룬다. 영국인에게 세계사는 곧 영국의 역사다. 그들의 생각만이 아니라 실제로도 그러했다. 카이사르의 브리튼 섬 원정 이후 역사시대에 들어선 뒤부터, 영국의 역사는 곧...
‘코로나19 대응을 보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EU 탈퇴) 후 영국의 모습을 알 수 있다. 정부가 정신을 차려야 한다.’
유럽 국가 가운데 코로나 사망자 수 1위(4만2546명), 10만 명 당 사망자 수 1위(63.99명, 2위는 스페인으로 60.66명, 6월 20일 기준)라는 불명예를 기록한 영국을 두고 영국의 일부 언론과 지식인들은 이처럼 솔직하게 정부를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유럽 통합에서 역사적 전환점이다.”
지난 18일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5000억 유로(676조여 원)의 유럽경제회생기금(European Recovery Fund, ERF) 창설을 제안했을 때, 유럽 언론들은 이처럼 평가했다. 독일이 그동안의 금기를 깨고 유럽연합(EU) 경제위기 극복에 적극 나섰다. 하지만 독일과 프랑스가 일부 회원국의 반발을...
“중국 바이러스다.” “미국에서 바이러스가 전파되었다.”
미국과 중국이 코로나19 발생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며 자주 내뱉는 발언이다. 가짜뉴스가 아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늦장 대응으로 수만 명의 사망자를 낳았다는 폭풍 비판을 모면하기 위해 계속해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중국 바이러스임을 강조한다. 반면에 중국은 외무부에서 공식적으로 미국이...
보통 나쁜 일은 한꺼번에 몰려오고, 좋은 일은 아주 가끔 온다고 한다. 현재 ‘유럽’(유럽연합, EU) 상황이 그렇다. 코로나19가 몰고 온 위기 앞에서 EU 회원국들이 연대해 유럽 차원에서 공동대응을 강화해야 하지만 아직 구호에 불과하다.
코로나19가 이탈리아를 비롯해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 EU 주요 회원국을 강타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상황이 제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