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은 청정기술 혁명을 선도하고자 한다.”
유럽연합(EU)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의 발언이다. 1일 기자회견에서 EU는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맞대응책을 공식 발표했다. 미국과 EU 간의 친환경산업 보조금 전쟁이 시작됐다. 세계경제 총생산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미국과 ‘유럽’의 청정기술 지원 경쟁은 국제사회가 기후위기에 적극...
“독일은 중국과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을 믿지 않습니다. 중국을 대등한 경제적 파트너로 생각합니다.”
지난해 11월 5일 폭스바겐(VW)과 바스프(BASF) 등 독일의 대기업 최고경영자 수십 명을 대동하고 중국을 공식 방문한 올라프 숄츠 총리가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중국은 즉각 환영했다. 시진핑 주석의 세 번째 연임이 확정된 직후 중국을 방문한 첫 서방 지도자가...
“난민 신청자들을 받아준 프랑스에 감사하다.” “이탈리아가 신뢰를 깼다.”
지난달 11일. 프랑스는 234명(어린이 57명 포함)이 탄 오션바이킹(Oecan Viking)호가 남부 툴롱 항에 정박하도록 허용했다. 난민을 지원하는 민간단체 ‘지중해SOS’가 운영하는 이 선박은 10월 말부터 3주간 이탈리아 해안을 떠돌았다. 이탈리아가 정박을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정상회담을 개최했는데 기자회견이 없었다면 무슨 해석이 가능할까?
아마도 두 나라 관계가 그리 원만하지 않다고 여길 것이다. 지난달 26일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가 파리의 엘리제궁을 방문해 3시간 넘게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만났지만 공동 기자회견이 없었다. 유럽통합을 주도해온 독일과 프랑스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단기적이고 중장기적인...
군사동맹은 보통 강대국과 비강대국(약소국)이 체결한다. 압도적인 무력을 지닌 강대국이 군을 주둔시켜 전쟁을 억제하고, 전쟁 발발 시 참전을 대가로 약소국은 정책의 자율성을 일부 상실한다. 평택으로 이전한 용산 미군기지에는 일제 강점기 일본군이 주둔했었다. 수도 한복판에 미군기지가 있는 나라는 미군이 주둔한 세계 각국에서도 매우 드물다. 마찬가지로...
“러시아가 아무래도 이번 겨울, 혹은 그 이전에라도 ‘유럽’에 천연가스 판매를 중단할 가능성이 꽤 높은데 과연 유럽이 그린딜을 달성할 수 있을까요?”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격 침공한 후 이 같은 질문을 종종 받았다. 이 전쟁이 최소 1년 넘게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 질문의 답은 점점 더 그린딜 달성이 어렵다는 쪽으로 기울어질 것으로...
‘퍼펙트 스톰’.
여러 가지 안 좋은 조건이 결합해 초대형 태풍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점차 경제나 다른 분야에도 적용돼 개별적인 악조건이 모여서 최악의 위기를 야기함을 뜻한다.
정치는 물론 경제·외교 불확실성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이 ‘유럽’이다. 지금까지 616만 명이 넘는 피란민들이 폴란드와 독일 등 유럽연합(EU)...
대구대 국제관계학과에서 유럽 정치와 국제관계를 가르치는 안병억 교수도 그 중 한 명일까?
안 교수가 최근 펴낸 ‘셜록 홈즈 다시 읽기-홈즈의 비밀을 푸는 12가지 키워드’는 셜록 홈즈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12가지 키워드를 통해 불세출의 명탐정 홈즈를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한다. 컨설팅 탐정, 과학수사, 천재성, 더시티, 정의, 신여성, 옥스브리지, 네트워크...
‘기후 살인자들 지원을 중단하라’
지난해 3월 10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유럽중앙은행(ECB) 건물 앞. 43층의 쌍둥이 은행 건물을 지나 바로 앞 프레스센터로 두 명의 패러글라이더들이 날아들었다. 이들은 센터 옥상 위에 착륙한 뒤 노란색의 대형 현수막을 펼쳐 들었다. ‘지금 당장 기후위기에 대응하라’는 플래카드와 함께 또 다른 현수막에는 글 첫머리에...
“이탈리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을 원한다. 그래야 인도주의적 고통을 막을 수 있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미해결 문제를 다룰 정치적 대화가 재개될 수 있다.”
지난달 중순 미국을 공식 방문한 이탈리아의 마리오 드라기 총리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당시는 전쟁이 시작된 지 두 달 반 정도가 지난 시점....
우크라 침략으로 혼돈의 세계, EU 등 권역별 해법 찾기미국의 ‘러시아 배제’ 전략…미ㆍ중 사이 한국의 선택은
지난달 20일 미국의 워싱턴 D.C.에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가 열리는 중이었다. 러시아의 안톤 실루아노프 재무장관이 화상회의에서 말하기 시작하자 갑자기 몇몇 참석자들이 카메라를 껐다. 미국의 재닛 옐런과 캐나다의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65명 vs 26명’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이후 러시아의 신흥 재벌 올리가르히의 자산을 동결하고 입국을 금지했다. 65명은 지난달 15일 기준으로 미국과 EU가 제재를 부과한 올리가르히의 숫자다. 영국의 26명과 격차가 크다.
영국은 EU가 주권을 제한하고 규제가 많다며 EU로부터 탈퇴했다(브렉시트). 그런데 탈퇴한 영국이 왜 이렇게 제재를...
지난달 27일 일요일. 독일 베를린에서 연방하원이 특별 회기를 가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대응을 토론한 자리에서 폭탄 선언이 나왔다. 올라프 숄츠 총리는 올해 1000억 유로, 약 135조 원의 국방비 증액을 발표했다. 또 우크라이나에 500기의 지대공 스팅어 미사일과 1000기의 대전차 미사일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노르트스트림 2(Nordstream 2)...
“독일은 미국에서 ‘신뢰하지 못할 동맹국’으로 낙인찍혔다.”
지난달 말 미국 주재 에밀리 하버 독일대사는 본국에 위 내용을 담은 비밀 전문을 보냈고 이는 곧 언론에 공개됐다. 우크라이나 위기에서 독일은 미국과 영국 주도의 강경 대응을 저지하며 무기 제공도 반대해 왔다. 하버 대사는 독일이 러시아로부터 계속해서 값싼 천연가스를 얻고자 하기에 이처럼...
“도입된 지 10년, 단일화폐 유로(EURO)는 놀랄 만한 성공을 거뒀다. 유로는 유럽의 상징이 됐다. 유로지역 시민들은 회원국 간의 자유 이동 및 유럽의 평화와 함께 단일화폐를 유럽통합의 가장 긍정적인 결실의 하나로 여긴다.”
2008년 초 유럽연합(EU)의 행정부 역할을 하는 집행위원회는 유로화 탄생 10년을 평가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위의 인용문은 이 보고서의...
“대표부 개설은 ‘하나의 중국’ 이외에 하나의 타이완이 있다는 잘못된 인상을 준다. 또 중국의 국내 문제에 심각하게 간섭하는 행위이다.”
발트 3국의 하나인 리투아니아는 지난달 18일 타이완의 타이베이에 대표부를 개설했다. 마찬가지로 타이완도 상대국의 수도 빌뉴스에 대표부를 열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중국 외교부는 글의 첫머리에 인용된...
폴란드의 동북부 국경에 있는 작은 마을 우스나지 고르니(Usnarz Gorny). 이 마을이 지난 8월 초부터 국내외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아왔다. 이웃 벨라루스가 주로 이라크 난민 신청자들을 이곳으로 데리고 와서 폴란드 국경 너머로 ‘밀쳐 보내기’ 하려 하면서 양국 정부가 충돌을 빚었기 때문이다. 폴란드는 900명이 넘는 군을 이곳에 급파했고 급기야 10월부터 이...
이력서를 과장했고 보너스 소득 신고도 누락했다며 언론은 그를 집중 공격했다(5월 6일 자 ‘안병억의 유러피언 드림 8. 독일에서 녹색당 총리 나올까’ 참조).
아르민 라셰트는 메르켈의 뒤를 이어 기민당 당수가 됐고 총리 후보가 됐다. 그러나 그는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지사 이외에 정치 경험이 부족했다. 더욱이 그는 7월 중순 독일 여러 지역에 큰 홍수 피해가...
‘중앙은행장의 발언은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중앙은행장의 말 한마디가 막강한 힘을 지녔음을 피부로 느낀 적이 있다. 바로 유럽중앙은행(ECB)의 마리오 드라기(Mario Draghi) 총재로부터다.
2012년 상반기, 당시 단일화폐 유로존은 세계 경제 위기의 진앙지였다. 2년 전 그리스로부터 시작된 경제위기가 아일랜드와 포르투갈, 스페인(PIGS, 피그스) 등으로 확산됐다....
2019년 2월 중순, 폴란드 남부의 대학도시 크라쿠프에 도착했다. 11세기 초부터 16세기 말까지 현재의 수도 바르샤바로 천도하기 전 크라쿠프는 폴란드 왕국의 수도였다. ‘영원한 폴란드의 수도’라 불리며 폴란드 사람이라면 반드시 방문해야 하는 도시가 크라쿠프이다. 도착한 이튿날 성문 앞 중앙광장에서 구호를 외치는 사람들이 주목을 끌었다. 20대 청년 4명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