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이 된 후 가장 인상적인 풍경 하나는 캠퍼스 곳곳에 만장처럼 펄럭이던 각종 플래카드였다. 동문회와 향우회는 그렇다쳐도 어학강좌 플래카드가 왜 그렇게 많았는지. 내걸린 문구도 하나같이 그럴듯 하다. ‘토플 3개월 완성’, ‘vocabulary 3개월 완성’, ‘단기’,‘속성’…. 영어정복을 꿈꾸는 학생들이 솔깃할 만 했다.
광고도 이런 광고가 없다. 토플 3개월...
대통령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여야 대통령 후보들의 유세 열기가 맹추위를 압도해야 하지만 이번 대선은 김빠진 맥주마냥 역동적이지도 정열적이지도 않아 한기만 더한단 느낌이다.
전통적으로 대선을 앞두고 공무원이나 공기업 임직원 등 이른바 공복(公僕)들은 한결같이, 업무에 몸을 사리는 복지부동을 해 왔다. 권력의 향배를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