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화 칼럼] 개방혁신과 사내기업가

입력 2014-10-13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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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화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

우리나라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고민은 이제 혁신이라는 단어로 귀결되고 있다. 기업들의 치열한 생산 능력 경쟁의 결과는 생산에 한해서만큼은 기업간에 큰 차이가 나지 않게 된 것이었다. 그래서 선도기업들은 생산을 아웃소싱하고 제품 개선에 집중하게 됐다. 그러나 치열한 제품 개선 경쟁의 결과는 점진적 혁신의 차별성을 사라지게 만들었다. 점진적 혁신의 차별화가 사라지면서 이제 기업 경쟁은 와해적 혁신 경쟁으로 진입하게 되었다. 지금 ‘와해적 혁신’이 한국의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의 화두로 부상한 이유인 것이다.

예컨데 스마트 폰의 해상도와 속도를 개선하는 점진적 혁신은 이제 중국에 따라 잡혔다는 것이 최근의 삼성전자 쇼크로 입증된 것이 아닌가 한다. 이제는 게임의 룰을 바꾸는 와해적 혁신 없이는 대한민국호의 미래는 어둡다. 점진적 혁신은 그래도 기술경영(MOT), 6 시그마 등 체계적인 개발방법론이 존재했으나, 와해적 혁신에는 소위 매뉴얼이 존재하지 않는다. 바로 와해적 혁신에 대한 대안이 ‘혁신의 리더십’인 기업가정신인 이유이다.

사내 혁신을 주도하는 사내기업가정신은 이제 개방혁신(Open Innovation)에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GE, 시스코와 심지어는 구글 등 대부분의 선도기업들이 와해적 혁신은 인수합병(M&A)을 통해 외부에서 조달하고 있다. 한국의 대기업들도 M&A를 통한 혁신에 도전하고 있다. 그러나, M&A의 성공률은 30%를 밑돌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시스코의 M&A의 성공률은 90% 수준이다. 물론 통합 매뉴얼과 개방적 문화가 뒷받침하나, 가장 핵심적인 것은 통합을 주도하는 사내기업가들이다. 합병후 통합(PMI) 과정은 모두가 다르다. 즉, 각기 다른 상황에 대처하는 역량은 바로 기업가정신에서 얻을 수밖에 없다.

와해적 혁신을 위한 개방 혁신 과정을 살펴보자. 모기업의 역량(주로 시장 역량임)과 시너지를 만들 수 있는 기업들을 선정한다. 이들 기업을 한국의 과거 사례와 같이 가격을 후려치는 약탈적 과정이 아니라 상당한 프리미엄(2~3배)을 제공하는 호혜적 협상을 통해 인수한다. 인수 이후 기업가치가 그 이상으로 증가한다는 분석이 전제되는 것은 물론이다. 인수(Acquisition) 이후 소화(Assilmilation)-변형(Transformation)-활용(Exploitation)을 이끌어 성공적인 통합을 도출하는 것을 전략경영에서는 동적 역량(Dynamic Capability)이라 일컫는다. 바로 이러한 동적 역량의 원천이 창조적 도전을 하는 사내기업가인 것이다.

와해적 혁신에 대한 대안들 중에서 M&A전략의 상대적인 성공률은 높다. 사내에서 연구개발을 거쳐 새로운 사업을 창출하는 전략의 성공률은 10%선이다. 내부 연구개발보다 외부 창업 벤처 기업들의 혁신 역량이 20배 이상이라는 것이 미국 과학재단의 연구 결과다. 그래서 대략 10배 정도의 가격을 지불하는 M&A는 창업벤처와 대기업에 상호 이익이 되는 선순환 거래가 된다. 미국, 이스라엘, 핀란드, 영국, 중국 등의 창업 투자 자금은 M&A라는 회수 시장이 있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 산업 생태계의 가장 심각하게 단절된 연결고리가 바로 M&A를 통한 대기업의 효율과 창업벤처의 혁신을 선순환하는 혁신 시장인 것이다.

이러한 선순환 고리의 핵심은 두 가지로 정리된다. 하나는 충분한 임계질량을 가진 M&A시장이고 다른 하나는 성공적인 M&A를 이끌어 갈 사내기업가의 역할이다. 반복되지 않는 창조적 도전 업무는 기업가들의 역할이다. 이들의 역할은 창업에 국한되지 않는다. 어쩌면 더욱 중요한 역할이 기존 기업의 혁신을 이끌어 나가는 것이 아닐까 한다. 바로 사내기업가 연구가 기업가정신 연구의 가장 중요한 분야로 부상하는 이유다.

개방혁신과 사내기업가를 아우르는 열린 기업문화가 새롭게 전개될 때다. 추격경제의 키워드가 경쟁이라면 창조경제의 키워드는 협력이다. 협력을 위하여 다양성을 존중하는 개방적 문화가 와해적 혁신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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