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광기 어린 ‘일진 논란’, 폭력의 대상은 누구인가 - 최두선 문화부 기자

입력 2014-09-03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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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9세인 부천 여고생 송유빈은 Mnet ‘슈퍼스타K6’에 출연해 가수 아이유를 닮은 외모에 준수한 노래 실력, 풋풋한 매력으로 새로운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그런데 방송이 끝난 후 송유빈이 술, 담배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일진설’이 확산됐다. 18살 여고생 육지담은 Mnet ‘쇼미더머니3’에서 천재 래퍼로 불리며 관심을 모았지만 “술, 담배를 했다”, “일진이었다”는 주장이 확산되며 곤욕을 치렀다. 실력보단 인성이 먼저였다.

일반인 방송 출연이 보편화된 지금 잊을 만하면 불거지는 일진 논란이 2차 피해를 안겨주고 있다. 물론, 학교 폭력의 사회적 문제는 백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더욱이 자신을 괴롭힌 대상이 웃으며 방송에 나와 노래를 부르고, 대중에게서 환호 받는 모습은 악몽보다 더한 고통일 것이다. 그렇다고 일진 논란에 휩싸인 대상자에 대한 묻지마식 마녀사냥이 용인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긴 법적 공방 끝 무죄 판결을 받은 주병진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혐의 자체가 주홍글씨가 되어 연예계 생명을 끊어버리는 것이 현실이다. 몇 장의 사진과 ‘카더라 통신’만을 가지고 손가락질 하는 일부 대중의 행태가 과연 올바른가.

연예인에 대한 도덕적 잣대는 평등하지 않으며 이미지 메이킹이 만들어낸 사각지대에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누구는 범죄 전력을 가지고도 버젓이 방송에 나오는 반면 누구는 작은 실수 하나로 평생 모습을 볼 수 없다. 스타가 문화 현상을 넘어 사회 트렌드를 주도하는 세상이다. 그리고 그런 스타가 되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도전장을 던진다. 오디션은 공통적으로 외친다. 그들의 향후 발전 가능성을 본다고… 그렇다면 그들의 과거 철없던 시절에 대한 소모적 논쟁보다는 미래에 주목해야 한다. 방송에 나왔다는 이유로 ‘일진’의 낙인이 찍혀 사회적으로 매장된다면 이 역시 대중에 의한 ‘일진 놀이’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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