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당정협의를 거쳐 1일 발표한 ‘9·1 부동산대책’은 규제완화의 규모와 수준이 시장의 예상을 웃돌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만큼 절박한 내수활성화 의지를 담았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지만 일각에서는 서울 강남 등을 중심으로 하는 부동산 투기조장 정책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당장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은 재건축 연한을 대폭 완화한 부분이다. 당장 강남·목동 등 부유층 특혜라는 지적이 나오자 국토부는 서울시에서 이번 대책의 대상이 되는 1985~1991년 준공 아파트 23만 가구 중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 속한 아파트는 14.9%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 등에 따르면 실상 대부분 다른 지역은 재건축 연한을 충족하더라도 기대이익이 적어 사업추진이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많다. 반면 강남권은 기대이익이 커서 실제 사업은 강남권을 중심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 나온다.
수도권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50% 이상 풀어 조성한 보금자리주택의 거주의무기간을 1~5년에서 0~3년으로, 전매제한 기간을 2~8년에서 1~6년으로 줄인 부분도 논란거리다. 과거와 같은 큰 폭의 투기 이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고려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서민 주거 안정’이라는 보금자리주택 취지가 무색해졌다고 지적이 나온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전매제한 완화를 그린벨트 해제 지역까지 하는 것은 이들 지역의 시세차익을 통해 주택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대규모 투기세력의 유입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집값이 하락하더라도 대출자는 담보물 즉 집만 상환하면 되는 ‘유한책임대출’(비소구 대출)을 도입하기로 한 데 대해서도 투기조장과‘빚내서 집사라’는 기조를 유지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