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에 우회상장한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잇따라 기업분할을 실시하고 있다.
우회상장의 '숙주'로 사용됐던 기존 상장기업의 사업부문을 떼어네고, 자신들의 고유 영역인 엔터테인먼트 분야로 본색(本色)을 드러내는 것. 결국 사업 영역은 우회상장 전과 변함 없지만, 상장사만 바뀌게 되는 셈이다.
27일 금융감독원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초록뱀미디어, 마틴미디어, 디에스피, 팬텀 등 우회상장으로 코스닥에 진입한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잇따라 기존 상장기업의 영역을 분할해, 엔터테인먼트 중심으로 사업구도를 재편하고 있다.
초록뱀미디어는 외식사업 부문을 운영하고 있는 '카후나빌 올림픽파크점'을 100% 자회사로 분할시키로 했다. 주력사업인 방송콘텐츠 제작 사업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것이란게 회사측 설명이다.
초록뱀은 지난해 드라마 '올인'의 제작사로 유명한 초록뱀M&C가 코닉테크를 통해 우회상장한 업체. 이미 지난해 9월 코닉테크의 분야인 부직포 사업은 분할 시켜, 이번 외식사업 분할로 명실상부하게 방송콘텐츠 전문 기업으로 남게됐다.
디에스피도 섬유사업을 '호신텍스타일'이라는 별도 회사로 분리시키고,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중심으로 코스닥상장을 유지키로 했다. 디에스피는 이효리의 소속사 디에스피엔터테인먼트가 호신섬유를 통해 우회상장한 곳이다.
마틴미디어와 팬텀 역시 같은 방법으로 엔터테인먼트 중심으로 사업구도를 재편한다.
마틴미디어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담당하는 존속법인인 '마틴미디어'를 상장법인으로 두고, 통신장비 제조분야는 신설법인 '마틴IT'로 분리시킨다. 팬텀 골프용품 사업을 100% 자회사로 분할시키고, 엔터테인먼트 부문을 '팬텀엔터테인먼트'로 사명을 바꿔 상장을 유지키로 했다.
엔터테인먼트업체들의 경우, 대부분 주력사업과 관련이 없는 회사를 통해 우회상장했다는 점에서 이같은 기업분할은 당연한 수순이라는게 증권업계의 시각이다. 다만, 엔터테인먼트기업의 경우 우회상장시 기업가치가 고평가된 경우도 많아, 분할 이후 실적이 부진할 경우 주가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