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융당국 “대형은행 ‘유언장’ 다시 써라”

입력 2014-08-06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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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은행 11곳 사전 유언장 미흡”…2015년 7월까지 개선안 내놓아야

▲연준과 FDIC 등 미국 금융당국이 5일(현지시간) 대형은행의 사전 유언장이 미흡하다고 지적하고 내년 7월까지 개선안을 내놓으라고 지시했다. 사진은 미국 뉴욕 씨티그룹 본사 전경. 블룸버그

미국 금융당국이 이른바 대마불사 은행의 미진한 위기관리 인식에 발끈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등 미국 금융당국은 대형은행 11곳이 제출한 ‘사전 유언장(Living Will)’이 미흡하다며 오는 2015년 7월까지 뚜렷한 개선방안을 다시 내놓을 것을 지시했다고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사전 유언장’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은행의 회생계획과 정리방안을 의미하는 것으로 일종의 위기대응 계획이다.

2010년 제정된 금융개혁법안인 도드-플랭크법은 은행들이 파산 지경에 이르렀을 때 정부 구제금융에 의존하지 않고 어떻게 은행을 청산할지 담아놓은 사전 유언장을 금융당국에 제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지난 2008년 리먼브라더스 붕괴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사전 유언장 마련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번에 당국의 지적을 받은 11개 은행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뱅크오브뉴욕멜론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JP모건체이스 모건스탠리 스테이트스트리트 등 미국은행은 물론 외국계은행인 바클레이스와 크레디트스위스(CS) 도이체방크 UBS 등의 미국법인이 포함됐다.

연준과 FDIC는 “이들 은행이 제출한 유언장이 비현실적이거나 부적절한 가정에 근거하고 있다”며 “질서 정연한 청산을 위해서는 은행 구조와 관행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들 은행의 자산은 2500억 달러(약 257조원)가 넘는다. 금융당국은 “만일 내년 7월 1일까지 사전 유언장이 의미 있게 개선되지 않는다면 자기자본비율 상향과 대출 제한, 은행 구조조정 명령 등 엄준한 결과를 맞게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FDIC의 토머스 호니그 부의장은 “은행들이 제출한 유언장은 수천 장의 분량에도 신용할만하거나 분명한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여전히 실현 불가능한 가정이나 직간접적인 공적 지원에 기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비판에 은행들도 반발하고 나섰다. 은행 관계자들은 유언장을 대출하기 전에 금융당국으로부터 구체적인 지시를 거의 받지 못했다며 보다 분명하고 시의적절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치권은 대마불사 은행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쉐로드 브라운 상원의원은 “대마불사 은행들은 여전히 건재하다”며 “FDIC 성명은 이들 은행이 여전히 위기가 닥치면 납세자의 돈에 기대 수명을 유지하려는 생각이 있음을 나타냈다”고 꼬집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지난달 청문회에서 재닛 옐런 연준 의장에게 “사전 유언장의 실효성에 의문이 간다”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금융당국이 자신의 힘을 이용해 대책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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