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증권사 지분확대 '잰 걸음'

입력 2006-08-07 09:14 수정 2006-08-08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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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주주.기관 매수 잇따라 '눈길'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중소증권사 지배주주들이 공격적으로 지분 확대에 나서는 등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행보는 향후 대형 증권사들이 몸집 불리기 차원의 인수합병을 본격적으로 실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일어나는 것이어서 이들의 움직임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중소 증권사들이 대형사들의 '먹잇감'이 될 수 없다는 위기 의식과 함께 매각 때 더 큰 프리미엄을 얻으려는 사전 포석으로 보고 있다.

◆중소증권사...내겐 좋은 '먹잇감' =지난 1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단순투자 목적으로 동양종금증권의 지분 6.06%를 새로 매수했다.

한국상호저축은행은 지난 4월 유화증권의 지분 2.68%를 추가로 매입하며 보유지분을 12.53%(142만660주)로 확대했다. 이는 유화증권 최대주주인 윤장섭 회장(17.70%)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경우 지난 6월 초 신흥증권 지분 5.76%를 신규매입하며 주요주주에 올라 있다. 이밖에 KB자산운용(한화증권 4.63%), 리딩투자증권(부국증권 지분 10.94%)도 중소 증권사 지분을 가지고 있다.

외국계로는 미국계 Neuberger&Berman LLC가 단연 눈에 띈다. 장기투자로 유명한 뉴버거앤버먼은 지난 2002년 9월 이후 4년 가까이 단순투자 목적으로 신영증권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분보유율도 10% 중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는 신영증권의 지분 12.62% 보유.

이밖에 미국계 이볼루션캐피탈은 브릿지증권의 주요주주(5.40%)이고, 홍콩계 JF에셋매니지먼트는 부국증권(6.03%)과 한양증권(7.13%)에 투자하고 있다.

자금 여력이 있는 은행이나 대형 자산운용사, 외국계 펀드들이 이처럼 중소 증권사에 대한 투자에 적극 나서는 데 대해 이채로운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심규선 CJ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소형 증권사 M&A 이슈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지금 가격대에 사면 크게 손해볼 것 없다는 계산인 듯 하다"며 "현재 증권주들의 밸류에이션도 높지 않아 지수가 반등할 경우 시장대비 초과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 지수 상승 시 큰 수혜를 볼 업종인데다 자통법 시행으로 중소 증권사의 매각 프리미엄까지 더해져 여기저기서 군침을 흘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어떻게 키운 증권사인데...= 다른 한쪽에서는 창업주이자 최대주주들의 쉼 없는 지분확대가 이뤄지고 있다.

신영증권과 유화증권은 우선주를 집중 매수하고 있으며, 동양증권도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이 소리 소문없는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영증권 창업주인 원국희 회장 아들이자 신영증권 원종석 사장 등은 지난 두 달간 열 차례에 걸쳐 우선주 등 18만3400주가량을 사들였다.

유화증권도 꾸준히 최대주주 지분을 확대 중이다. 지난해 8월 윤장섭 회장과 특수관계인 25인의 지분율은 64.7%였으나 지난 6월말 제출한 사업보고서 기준 65.99%에서 이달 2일에는 71.59%로 점차 높아지고 있다.

동양종금증권은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기관 매수에 최대주주 '사자세'가 더해지며 집중 조명을 받고 있는 상황. 이는 동양증권이 최근 생보사 상장 이슈를 지닌 동양생명보험의 지분 14.18%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동양그룹 현재현 회장 등은 지난 달에만 십 여차례 '최대주주등소유주식변동신고서'를 제출했다. 최대주주인 동아레저 등 최대주주 지분율은 6월말 제출한 사업보고서 기준 30.32%(우선주 포함)에서 지난 2일 693만여주 이상 늘어난 31.77%(3768만1450주)로 확대됐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 같은 최대주주의 지분매입에 대해 "현 주가가 싸다고 생각하면 언제든 지분을 늘릴 수 있지만 일부에서는 배당이나 M&A시 높은 프리미엄을 얻기 위한 사전 작업일 수 있다"는 견해를 보였다.

다른 관계자는 "이처럼 대주주가 있는 증권사의 경우 정부가 증권업 구조조정을 위한 퇴출 시 퇴출에 대한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수 있다"며 "최근 중소증권사를 사려는 곳이 늘어나며 매각, 합병 이슈에 편승하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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