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新 경영기법 ‘집단지성’ 확산

입력 2014-06-17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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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모자이크’ ·현대車 ‘지식공동체’ 등 도입 늘어

LS산전 천안공장에서 근무 중인 이영우(가명) 기사는 사업장 내에서만 인버터 제품의 품질 검사 결과를 조회할 수 있는 점에 불편함을 느꼈다. 그는 지난해 사내 업무 개선 아이디어 공유 시스템인 ‘e-서제스천(sueegestion)’에 품질 검사 데이터 동기화 프로그램 개발을 제안했다. LS산전은 세 차례에 걸친 엄정한 심사를 통해 타당성을 인정했고, 지난해 11월 제품 품질 검사 데이터 동기화 시스템 구축을 완료했다. 이는 제품 품질관리팀은 물론 영업부서의 업무효율성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재계의 새로운 경영기법으로 여럿이 협력하는 ‘집단지성’이 확산되고 있다. 애초 집단지성은 총수 부재의 위기 상황을 겪게 된 기업들 사이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비상경영체제에서 출발했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17일 “집단지성이 과거에 비상경영을 위한 고육지책으로 주로 활용됐다면 이제는 조직 구성원들의 협력과 가치공유를 극대화하기 위한 경영 시스템으로 진화·발전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대표적인 임직원들의 아이디어 공유 및 제안 프로그램의 경우 생산성 향상, 마케팅 능력 강화 등 다양한 효과를 내고 있는 만큼 이러한 기업 문화가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계에서 집단지성의 원조로 꼽는 그룹은 SK다. SK는 1975년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 시절 ‘선경운영위원회’를 통해 집단지도체제를 도입했다. 선경운영위원회는 1998년 현재의 수펙스추구협의회로 확대·개편, 그룹 내 최고경영자(CEO)들을 주축으로 운영 중이다. SK그룹이 최태원 회장의 부재에 큰 흔들림 없는 이유도 오랜 기간 뿌리내린 집단지성 경영체제가 힘을 발휘했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많다.

한화그룹도 김승연 회장의 공백을 비상경영위원회가 메우고 있다. 지난 2월 김 회장이 실형을 면했지만 건강이 경영에 즉시 복귀하기 어려운 상태인 만큼 한화의 원로 경영인들을 중심으로 비상경영체제가 유지되고 있다. 비상경영위원회는 계열사 CEO들과 대규모 투자, 신규 사업계획 수립, 임원인사 등 주요 경영 현안을 챙기면서 그룹 정상화에 애를 쓰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러한 집단적 능력에 대한 효과가 검증되자 다른 기업들이 상시 경영체제에도 집단지성 시스템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사내 집단지성 시스템 ‘모자이크(Mosaic)’를 본격 운영했다. 모자이크는 △창의적이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코너 △업무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토론하고 사내 전문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코너 △공통 관심사를 지닌 임직원들의 온·오프라인 모임을 지원하는 코너로 구성됐다. 3월부터 시범 운영된 모자이크에는 하루 평균 4만명이 넘는 임직원이 접속했다는 후문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집단지성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지식공동체’다. 지식공동체는 네이버 카페처럼 구성원 간 지식과 콘텐츠를 공유하고 활용하는 공간이다. 현대차 임직원이라면 누구나 지식공동체를 개설할 수 있으며 현재 총 4300여개 이상이 가동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각 기업이 우수 아이디어 제안자에게 각종 포상과 인사평가가점제도 등을 통해 집단지성 시스템 활성화에 나서고 있어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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