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과학(Service science)'이 뛰어온다

입력 2006-07-10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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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은 크게 음식업, 소매업, 서비스업으로 나뉜다. 음식업은 글자그대로 한식, 커피, 빵, 아이스크림 등 음식을 파는 점포들을 말하며, 소매업은 의류, 식기, 자재 등을 파는 상점을 말한다. 그런데 서비스업은 무엇일까? 간단하게 말하면 그것은 노동력이나 지식을 상품으로 파는 사업을 말한다.

문제는 음식업의 경우, 물리적인 한계가 있어서 무한대로 확장할 수 없다는 점이 걸림돌이고, 소매업은 대형 유통업체들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경제적 한계점에 달했다는 점에서 창업에 무리가 따른다. 물론 성장에도 한계가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이제는 서비스업이다. 서비스업의 특징은 시공을 초월한 영업환경을 지녔다는 장점이 가장 크지만 이보다는 사람 개개인이 갖고 있는 컨셉 즉, 캐릭터는 그 어느 것이든 상품화할 수 있어서 다른 두 업태에 비해 무한하다는 장점도 있다.

뿐만아니라 기존의 모든 업종들, 예컨대 제조업, 무역업, 음식업, 소매업, 유통업 등 그 어느 분야에서도 서비스는 그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제품의 질은 어느 업종을 막론하고 이미 상향 평준화되어 있다. 그래서 이제부터의 경쟁력은 서비스에 역점을 둘 수밖에 없다.

맛은 크게 다르지 않으면서도 불과 10여년 동안 세계를 석권한 스타벅스는 배리스타라는 커피 블랜딩 전문가를 내세움으로써 급성장하게 됐고, 하향곡선을 긋던 백화점의 유턴은 맞춤서비스 강화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그런가하면 개업만 하면 잘되던 병.의원들도 서비스에 투자하지 않은 병원들이 하나둘 문을 닫고 있다.

어디 그것 뿐인가? KT는 전화개설 영업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고 있고, 가만히 있어도 될 것 같은 은행들도 고객 유치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그래서 프라이빗 뱅커들의 주가가 하늘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기도 하다.

서비스는 이제 업태를 막론하고 가장자리에 자리메김하고 있는 거이다.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 도요다는 제조업임에도 불구하고 경영방식은 최첨단이다. 적기재고관리 시스템, 자동전파식별장치(RFID), 과학적인 노무관리 등 소위 유연생산체재를 갖추고 고객을 향하고 있다.

이런 다양한 제조업체들도 각고의 노력으로 서비스 강화를 외치고 있는데 규모가 미미한 중소기업, 특히 서비스가 최고의 상품이어야 할 자영업에서는 여전히 서비스에 소홀한 경우가많다. 이들은 세계적인 서비스업 부상이 단지 남의 나라 일처럼 보여서 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세계 경제의 중심축은 이제 제조업에서 서비스 부문으로 서서히 넘어가고 있다. 적어도 주요 나라의 고용 현황만 놓고 보면 그렇다. 브라질, 러시아, 일본, 그리고 독일의 경우 전체 근로자들의 50% 가량이 서비스 사업 부문에서 근무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도 예외는 아니다.

전체 고용 인력 10명 중 7명이 서비스 부문에 소속돼 있다는 게 IBM글로벌 서비스 제론(GErron)회장의 분석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서비스 부문이 유명 경영대학원, 그리고 컨설팅 업체들의 '블루오션' 영역으로 부상하는 배경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제조업 부문 기업들은 제품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기술은 비교적 잘 알고 있지만, 아직까지 자신들의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 지는 잘 모르고 있다." 캘리포니아 하스 경영대학원 헨리 체스부루(Henry Chesbrough) 교수의 지적은 서비스 기업은 물론 제조업의 서비스 부문 또한 광범위한 고객 군이 될 수 있음을 가늠하게 한다.

특히 제조업과 달리 서비스 산업과 정보통신 기술 영역에 폭넓은 지식을 지니고 있는 전문 인력의 수가 턱없이 부족해 이 부문의 발전에 장애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도 이들로서는 호재인 셈이다.

"회사와 고객이 상생할 수 있는 서비스 방법을 찾아라." 지난달 세계경영연구원 초청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한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프레이 교수는 고객감동의 과학적 원리를 설파해 화제를 모았다. 최첨단 경영 기업을 가르치는 이 대학원의 교수가 국내에서 너무 흔한 고객감동을 강의 주제로 삼았기 때문.

이러한 서비스업의 부상은 학문의 산실 미국에서 서비스를 과학으로 접근하려는 흐름이 시도되고 있다. 소위 '서비스과학(Service science)'의 시대를 열고 있는 것이다. 민간업체로는 IBM이, 학계로는 하버드, 버클리, 아시아에서는 중국의 칭화대에서도 서비스사이언스에 눈독을 들이고 과목을 개설하거나 준비중이다.

침체된 세계경제를 지속 성장의 돌파구로 서비스 과학 영역을 택한 것이다. 서비스 제품을 더욱 싸고, 이용하기 편리하게 바꾸어 놓으며 서비스 시장의 규모를 대폭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다. 국가경쟁력은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 육성을 위한 전문인재 육성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시대. 바로 지금이다.

서비스 과학이 그 가치를 더해가는 지금, 황무지인 이 분야를 놓치고 만다면 우리는 또다시 서비스과학의 종속국이 될는지 모른다. 크게보면 국가경쟁력이지만 작게봐도 서비스 영역은 그만큼 중요시되고 있는 만큼 이 시점에서 서비스컨설턴트로 자리 잡아 보는게 어떤가?

기존의 직업에 연연해서 줄서기를 당연시 하는 젊은이들이 인생의 먼 길을 같이할 수 있는 미래의 직업에 시간과 열정을 투자하는 일은 보기만 해도 아름다운 일이 아니겠는가? 차제에 정부도 서비스 관련 직종 개발에 역점을 두고 선도해 간다면 자영업의 포화도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으로 믿는다.

이형석(leebangin@gmail.com )

창업전문가

비즈니스유엔 대표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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