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득분배가 OECD 상위권?…체감경기와 따로 노는 경제통계

입력 2014-05-26 16:08 수정 2014-05-27 10:35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정부가 최근 발표한 ‘지니계수(소득분배지수)’를 두고 국민들이 체감하는 경제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치상으로는 분배상황이 좋은 상황이라는 결론이 나오지만 실제 상황은 다르다는 것이다.

통계청은 지난 23일 ‘2013년 1분기 가계동향’에서 지난해 1분기 농가와 1인가구를 포함한 전체가구의 지니계수가 0.302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니계수는 소득불평등을 나타내는 지수로 숫자가 1에 가까울수록 소득 격차가 크다는 것을, 0에 가까울수록 소득불평등이 적다는 것을 나타낸다. 대체로 지니계수 0.4 미만이면 분배가 안정적인 것으로 해석한다.

지난해 수치 0.302는 전체가구 단위 조사가 시작된 2006년 이후 최저치다. 숫자를 말로 풀어 쓴다면 ‘소득분배가 꾸준히 개선되고 있으며 특히 작년에는 조사이래 가장 고른 분배를 보였다’라고 할 수 있다. 이를 두고 기획재정부는 “저소득층인 1·2분위의 사업소득이 크게 증가하면서 소득분배지표가 개선됐다”며 경제회복세와 정부의 일자리창출에 따른 효과라고 자평했다.

통계청이 가계동향을 통해 발표하는 지니계수는 정부의 ‘공식지수’다. 이는 각종 국제비교의 기준이 된다. 0.302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운데 16위에 해당한다. 북유럽 복지국가나 고소득층 형성이 미약한 일부 동구유럽국가를 제외하면 상당히 높은 순위에 해당한다. 한국은 프랑스, 캐나다, 호주, 일본, 영국 등 선진국 상당수와 비교해도 소득분배가 고른 수준이다.

하지만 이같은 수치에 의구심을 보이는 전문가들이 많다. 동국대 경제학과 김낙년 교수는 “통계청의 지니계수라는 것이 통계청 내부에서도 안 믿는 숫자”라고 지적했다. 그는 “조사대상인 표본가구의 숫자도 너무 적고 무응답률도 매우 높아 고소득층이 상당히 누락된다”며 “소득세 징수자료를 기준으로 측정한다면 0.370 안팎의 수치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가 제시한 0.370 내외라면 우리나라의 소득불균형은 OECD 최하위권이 된다.

앞서 통계청 내에서조차도 전혀 다른 숫자를 낸 적이 있다. 통계청은 지난해 새로 개발한 소득·소비통계인 ‘가계금융복지조사’를 발표한 바 있다. 이를 토대로 산출한 지니계수(신 지니계수)는 0.353이었다. 가계동향을 기준으로 하는 같은 해 지니계수 0.307과 비교해 현저히 높은 수치다. OECD 34개국 지니계수 평균은 0.314이다. 한국의 지니계수는 가계동향을 통해 계산하면 OECD평균보다 훨씬 낮고 가계금융복지조사 기준으로는 OECD 기준을 훨씬 상회하게 된다. 앞서 통계청은 당초 2012년에 이 수치를 발표하려다가 대통령선거 뒤로 발표시기를 미뤄 ‘정부에 불리한 자료를 숨겼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조사마다 표본의 차이가 있을 수 있고 경제현실을 느끼는 체감에도 개인적인 편차가 있을 수 있다”면서 “소득분배가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는 추세 자체는 맞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2006년 이후로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소득불균형이 줄었다는 말을 누가 믿겠느냐”라며 “정책의 나침반이 돼야 할 통계가 거짓말을 하는 전형적 사례”라고 반박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미국 젠지 열광한 '원사이즈' 옷 가게, 한국서도 성공할까? [솔드아웃]
  • 킥보드냐 스쿠터냐…BTS 슈가가 받게 될 ‘음주운전 처벌’은? [해시태그]
  • 판매대금 지연·빼가기가 관행? 구영배 근자감이 火 자초 [제2의 티메프 사태 막자]
  • 에스파→염정아 이어 임영웅까지…이들이 '촌스러움'을 즐기는 이유 [이슈크래커]
  • 커지는 전기차 포비아…화재 보상 사각지대 해소는 '깜깜이'
  • ‘침체 공포’ 진화 나선 월가 거물들…다이먼도 닥터둠도 “美 침체 안빠졌다”
  • '10살 연상연하' 한지민-잔나비 최정훈, 열애 사실 인정 [공식]
  • 박태준, 58㎏급 '금빛 발차기'…16년 만에 남자 태권도 우승 [파리올림픽]
  • 오늘의 상승종목

  • 08.08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3,335,000
    • +4.62%
    • 이더리움
    • 3,510,000
    • +2.66%
    • 비트코인 캐시
    • 466,100
    • +3.33%
    • 리플
    • 865
    • +21.66%
    • 솔라나
    • 224,200
    • +6.46%
    • 에이다
    • 476
    • +3.03%
    • 이오스
    • 663
    • +3.92%
    • 트론
    • 178
    • +0%
    • 스텔라루멘
    • 142
    • +5.19%
    • 비트코인에스브이
    • 60,550
    • +8.9%
    • 체인링크
    • 14,260
    • +2%
    • 샌드박스
    • 359
    • +4.36%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