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래미안 방배애버뉴 리모델링 해보니 '속빈강정'

입력 2006-06-05 18:46 수정 2006-06-07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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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월후 집값 2.4% 상승 고작...공사비 1억8천만원 회수 못해

재건축 분담금 수준의 공사비용을 들여 아파트 리모델링을 해도 집주인들의 기대와는 달리 리모델링에 따른 집값 상승효과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삼성물산과 같은 국내 굴지의 업체들의 브랜드도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해 일각에서는 리모델링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는 상태다.

리모델링은 재건축사업이 정부 규제에 따라 까다로워진 지난 2002년 부터 대안으로 떠올랐다.

재건축의 경우 각종 안전진단과 사업기간의 장기소요 등 문제점이 있었던 만큼 사업기간도 짧고 공사비용도 저렴한 리모델링이 인기를 얻었었다. 특히 정부의 장려와 함께 지난해부터 강남권 중층아파트 소형단지를 중심으로 시공사가 공격적인 수주전을 벌여 시장에서 단단히 입지를 굳힌 상태다.

하지만 리모델링 사업 이후를 살펴보면 리모델링에 따른 주거생활 편의성은 늘어났어도 재산가치 상승부분은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리모델링 공사비도 갈수록 상승해 현재 삼성물산 등 1군 브랜드업체가 제시하는 금액은 거의 1대1 재건축 수준까지 치솟은 상태다. 이에 따라 현재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의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리모델링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9월 1년간의 공사를 마치고 입주한 서초구 방배동 래미안 에버뉴가 대표적인 예다.

방배동 래미안 에버뉴는 구 삼호아파트 14동을 리모델링해 기존 53평형을 63평형으로 10평까지 늘린 아파트다. 삼성물산이 회사차원에서 처음으로 리모델링 시공을 맡은 만큼 래미안 에버뉴는 입주를 마친 직후부터 기대감이 대단했다.

지하주차장 공사와 각종 첨단 평면 설계 방식을 도입했다며 회사측에선 대대적인 광고성 기사까지 언론에 홍보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입주 10개월이 돼가는 현재 래미안 방배 에버뉴의 성적표는 초라하다. 리모델링을 하지 않은 다른 단지의 집값 상승률에도 못미치는 저조한 기록을 남기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정보제공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25일 입주를 시작한 래미안 방배에버뉴는 입주 이후 고작 2.4%의 매매가 상승률을 기록했을 뿐이다. 같은 기간 삼호2차 60평형이 10배인 25.4%의 집값 상승률을 보이는 등 방배동 전체 아파트 상승률 14.9%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

더욱이 방배 에버뉴는 리모델링 공사비가 세대당 1억 8000만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수익률은 더욱 떨어진다. 전체 63평형인 래미안 방배에버뉴는 입주한 직후인 지난해 9월 9억7500만~11억5000만원에 매매가가 형성됐으며, 삼호2차 60평형은 10억2500만~11억7500만원에 거래돼 두 아파트는 2500만~5000만원의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리모델링 입주 10개월이 지난 현재 래미안에버뉴 63평형의 현재 매매가는 10억~11억7500만원선인 반면 리모델링을 하지 않은 삼호3차 60평형의 매매가는 10억7500만~12억2500만원 선인 것으로 나타나 오히려 두 아파트의 차이는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 래미안에버뉴 리모델링 공사비용 1억8000만원은 전혀 회수할 수 없게 된 셈이다.

래미안 방배에버뉴 인근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레미안에버뉴 리모델링은 오히려 리모델링을 하지 않은 단지의 가격만 올린 셈"이라며 "리모델링을 하더라도 결국 10년 후면 다시 재건축을 고려해야하는 만큼 최근 나타나고 있는 리모델링 사업 열기는 다분히 건설업체에게만 유리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이 래미안 에버뉴가 '참패'를 기록함에 따라 리모델링 조합원들의 리모델링 기피현상도 더욱 심각해진 상황이다. 강남구와 서초구 일대 중층 리모델링 기대단지들은 1대1 재건축 분담금 수준의 공사비용을 들여서도 집값 상승효과가 없다면 결국 세대당 2000만~5000만원 이면 충분한 개별 인테리어만 해도 주거환경 개선효과는 충분치 않느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03년 국내 첫 리모델링 적용 살례로 높은 관심을 끌었던 마포구 용강동 용강시범아파트 18평형도 이같은 경우는 마찬가지. 입주 당시 사업시행자인 건교부와 주택공사는 국내 첫 리모델링 사례란 점을 들어 높은 기대감을 표시했지만 정작 입주 3년이 다가오는 현재는 리모델링을 마친 아파트는 1억 600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어 리모델링을 하지 않은 아파트의 매매가인 2억원 선에 크게 밑돌고 있는 상황이다.

인근 야후부동산 관계자는 "재건축 기대감과 리모델링 단지의 경우 주차공간이 부족한 것이 문제로 지적되면서 오히려 실수요자들도 리모델링을 하지 않은 단지와 차별을 두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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