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대형 금고 쟁탈전] 전국구 농협銀 “어딜 넘봐!”… 시중은행 ‘힘겨운 錢쟁’

입력 2014-04-1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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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행 기초 이어 광역단체까지 접수 나서… 경쟁입찰 도입 따라 유치전 치열

은행들이 지자체와 교육청 금고로 지정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2012년 수의계약에서 경쟁입찰 방식으로 금고은행 선정 방식이 바뀐 것은 물론 최근 은행권 수익이 줄고 국내 금융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자 지자체 금고가 블루오션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농협은행이 지자체·교육청 금고의 강자 자리를 수성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농협은행은 현재 전국 자치단체 및 교육청 총 261곳 (광역자치단체 17곳 + 시·군·구 227곳 + 시·도 교육청 17곳) 중 182곳(69.7%)의 주금고 은행이다.

우선 농협은행은 전국 특별·광역시 8곳과 도(道) 9곳 가운데 세종특별자치시와 도 9곳의 지자체 금고로 지정돼 있다.

단위가 더 낮은 지자체를 보면 농협은행의 독주체제가 더욱 눈에 띈다. 지난해 말 기준 시(市) 75곳 중 68곳(90.7%), 군(郡) 83곳 중 82곳(98.8%), 구(區) 69곳 중 6곳(8.7%)을 농협은행이 맡고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단위농협까지 포함하면 점포는 농협이 전국에 가장 많이 분포돼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지자체들이 주민 편의와 행정 효율을 위해 농협은행을 금고은행으로 선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역금고 선정 평가 항목에는 ‘해당 지역 내 영업점 수’가 포함돼 있어 지역 곳곳에 지점이 많지 않은 시중은행은 불리하다.

정치적인 해석도 나온다. 농협이 지역농협과 조합장, 조합원 등을 통해 ‘표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지자체장들이 농협은행을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농협은행, 광역자치단체 제패하나 = 농협은행은 시·도·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특별·광역시의 지역금고도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농협은행은 작년 9월 세종청사 2단계 금고 입점 은행 입찰에서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을 제치고 입점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농협은행은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국가보훈처 등에 입점할 수 있게 됐다. 허가 기간은 2013년 12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3년간이다.

농협은행은 앞서 지난 2012년 9월 세종청사 1단계에 금고 입점 경쟁에서도 승기를 잡았다. 이에 따라 국무총리실,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국토해양부, 환경부, 농림수산식품부 등 6개 부처 등에 입점했다. 계약 기간은 2012년 10월부터 2014년 12월까지다.

◇농협은행, 시·도 교육청금고 17곳 중 16곳 차지 = 교육청 금고는 농협은행의 독무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농협은행은 현재 전국 시·도 교육청 금고 17곳 중 부산을 제외한 16곳(94.1%)의 금고를 운영하고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과거 정부가 은행별로 공공기관 금고를 정해주던 시절에 교육청은 농협이 맡도록 한 관행이 이어져온 데 따른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1981년부터 30여년 넘게 농협이 줄곳 맡아온 대구교육청 금고. 내년부터 3년간 대구교육청 금고를 차지하기 위한 유치전이 벌써부터 가열되고 있다. 대구교육청 금고 입찰은 농협은행의 ‘수성’과 대구은행과 하나은행의 ‘도전’ 구도로 이뤄질 예정이다.

대구은행과 하나은행은 이번 대구교육청 금고 입찰에 출사표를 던질 계획이다. 대구은행은 ‘안방에서의 설욕’을 벼르고 있다. 2011년 금고 선정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신 데 이어 지난해 정부대구지방합동청사 내 은행 지점 선정에서도 농협은행에게 진 터라 이번만은 반드시 이긴다는 각오다. 하나은행도 대구은행이나 농협은행에 비해 점포수 등에서 밀리지만 내실에서는 결코 밀리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우리, 신한 등 다른 시중은행들도 입찰 참가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다른 시중은행들의 도전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30여년간 교육청 자금을 관리한 데 따른 노하우와 인프라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많은 시·도 교육청도 하반기 중으로 금고은행 공개입찰 공고를 낼 계획이다. 이에 따라 농협은행이 교육청 금고시장에서 독점체제를 지켜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농협은행의 독주체제 앞으로도 지속될까 = 광역자치단체 중에서는 인천시, 세종시, 경상남도, 충청북도, 전라남도 등 5곳이 올해 말 금고지정 계약이 만료된다. 지자체들은 이르면 오는 8~9월쯤 설명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금고 선정 일정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금고은행 시장에서 농협은행의 독주체제가 지속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2012년 수의계약 방식에서 경쟁입찰 방식으로 금고은행 선정 방식이 바뀌면서 다른 은행들의 도전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공공기관 금고 유치 자체는 수익이 높지 않지만 최근 저금리·저성장 기조 속에 여전히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매년 거액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이미지 제고 효과도 있다. 이와 함께 신용등급이 높은 공무원들의 급여계좌도 가지고 옴으로써 다수의 우량고객을 단번에 확보할 수 있다.

반면 농협은행은 지금까지 공공기관의 대표 금고로서 수십년의 노하우를 쌓아온 저력이 있다. 또 지자체들도 세입 관련 전산시스템이나 인력 등을 바꿔야 하는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농협은행과의 인연을 끊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향후 금고은행 판세 변화에 더욱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밖에 공기업들이 속속 지역 혁신도시로 이전하면서 금고은행 입찰 시장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전한 공기업들이 지방에 점포가 많은 농협은행을 금고은행으로 새로이 선정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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