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1000원 CEO, 60억 CEO -김나은 국제경제부 기자

입력 2014-04-07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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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숫자에 마음이 온통 매료되던 시절이 있었다. 1970~80년대 우리나라가 발전도상국이란 이름표를 달고 있을 때다. 당시 국민들은 ‘동양 최대’, ‘세계 최대’란 수식어가 나올 때마다 가슴을 쑥 내밀곤 했다. 하지만 나라가 선진국 문턱에서 어슬렁거리는 현재 이런 숫자에 현혹되는 한국인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한국에서 아직도 이런 게 통하는 것이 있나 보다. 바로 대기업의 최고경영자(CEO) 연봉이다.

지난달 31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삼성전자 CEO 3인방의 지난해 연봉이 공개됐다고 보도했다. 권오현 부회장은 67억7300만원, 신종균 사장은 62억1300만원, 윤부근 부사장은 50억8900만원이었다.

반면 실리콘밸리 대표기업 구글과 페이스북 CEO의 연봉은 삼성 3인방의 연봉과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각각 구글과 페이스북의 설립자이자 CEO인 래리 페이지와 마크 저커버거의 연봉은 단돈 1달러. 특히 페이지는 지난 10년간 ‘전통’처럼 이 작은 돈을 받아왔다고 한다.

모름지기 CEO의 연봉은 회사의 가치와 이들이 회사에 대한 기여도에 비례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이 삼성만 못하고 이들 CEO의 공헌도가 삼성 3인방보다 떨어진다는 얘기인가.

물론 이들과 삼성 3인방은 기업 오너와 전문경영인이라는 차이가 있다. 회사가 쑥쑥 커가는 것을 ‘바라만 봐도 마냥 행복한’ 오너와 삼성의 CEO를 똑같은 잣대로 볼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모든 걸 아는 데도 세간에서 삼성 3인방의 몸값을 보고 비판이 나오는 것은 왜 일까. 바로 보통사람 수준에선 어떻게 봐도 연봉 차이가 납득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차제에 상장사 임원 연봉을 공개할 때 함께 연봉 책정 기준도 공개했으면 하는 ‘보통 사람식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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