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시진핑의 베이징 깜짝 시찰 -배준호 국제경제부 기자

입력 2014-03-04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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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베이징의 한 후퉁(옛골목) 거리를 깜짝 시찰한 이유는 무엇일까.

시 주석이 민생시찰 행보를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해 말 베이징 시내 허름한 만두가게에서 점심을 먹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번 시찰은 지난주 베이징을 자욱하게 덮은 스모그와 관련이 있다는 평가다. 베이징은 짙은 스모그로 인해 대기오염 경보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황색경보를 엿새나 발령했다. 세계보건기구(WTO)는 최근 베이징의 스모그가 주민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할 정도라며 당국의 조치를 촉구했다.

베이징의 한 국제학교는 최근 500만 달러(약 53억원)를 들여 운동장에 둠 지붕을 설치했다. 스모그에 지쳐서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거나 이민을 고려하는 주민도 나타나고 있다.

짙은 스모그에 당국이 주민에게 외출을 자제하라고 당부하는 와중에 시 주석이 시찰에 나선 것은 ‘성난 민심’을 달래려는 행보다. 시 주석이 마스크도 쓰지 않고 거리를 활보한 것에 대해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의 한 네티즌은 “시 주석은 함께 숨쉬며 운명을 같이한다”라는 평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시 주석의 거리시찰이 민심을 달래는 궁극적 해법이 될 수 없다는 것은 지도부가 더 잘 알고 있다.

시 주석은 시찰 다음날 베이징시 업무보고 자리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는 초미세먼지 통제”라며 당국의 강력한 대책을 요구했다.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ㆍ전국인민대표대회)가 3일 개막했다. 경기둔화와 대테러 정책 등 양회에서 논의해야 할 과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환경문제는 시진핑 지도부에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 시 주석도 마스크도 못 쓰고 거리를 활보하는 대신 주민이 마음껏 숨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진정한 민생 행보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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