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0여차례 대출’ 은행 경영진 몰랐나…외부 청탁 있었나

입력 2014-03-04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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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내부 공모 의혹 다시 부각…여신심사위 의사결정 문제도 노출

당초 5000억원대로 알려졌던 KT ENS 직원의 사기대출 규모가 1조8000억여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은행권 내부 공모에 대한 의혹이 또 다시 부각되고 있다.

지난 2008년 5월부터 올 1월까지 하나은행 등 16개 은행에서 총 463회에 걸쳐 1조8335억여원을 대출 받을 동안 대출 사기를 알아챈 은행은 없었다. 그러나 은행들이 매출채권 위조서류만 믿고 거액을 대출해 준 배경이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여기에 당초 밝혀진 것보다 대출규모와 대출 횟수 등이 크게 늘어나면서 은행 내부에 공모자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총 463회에 걸쳐 대출이 이뤄지는 동안 대출 만기를 정확히 지켜 피해 은행들이 KT ENS에 확인하는 절차를 원천 봉쇄한 점은 은행권 내부 관여자 개입 여지를 더욱 크게하고 있다. 또 대출 원리금을 다른 은행 계좌에서 송금한 점 등을 비춰볼 때 은행의 업무처리 과정을 잘 아는 사람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게 금융권와 관련업계의 시각이다.

한편 이번 대출사기 사건에서 해당 은행들의 여신심사위원회 의사결정 과정의 문제도 그대로 노출됐다. 피해 은행인 하나·국민·농협은행의 경우 대출사기 사건에 휘말렸지만, 우리·IBK기업은행 등은 ‘위험 요인이 많다’며 대출 불가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경우 지난 2012년 엔에스쏘울이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한 구조화여신을 의뢰한 것을 두고 현장실사와 KT ENS에서만 매출이 발생하는 사업구조로 돼 있는 등 의심스러운 정황을 포착했다.

이에 피해 은행의 경우 여신심사가 형식적으로 진행됐으며 심사 과정에 외부 청탁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게 금융권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그러나 피해 은행들은 “내부 공모자는 없다”는 입장을 재차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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