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 핵심인사인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이 인천시장 출마 가능성이 커지면서 다시 정·관가에서 부분 개각설이 수면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청와대는 부인해 왔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미 신망을 잃은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교체는 시간이 문제일 뿐 확실시하다는 분위기다. 이번 유 장관의 인천시장 출마 결심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부분 개각할 가능성도 그만큼 커졌다는 전언이다.
유 장관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휴가를 내고 거듭하는 출마요청에 장고에 들어갔다는 처지를 밝혔다. 그동안 정·관계에서는 유 장관을 비롯한 조윤선 여성가족부장관의 지방선거 차출설이 나돌아 이들 두 장관의 출마시점에 현 부총리를 비롯한 일부 경제팀 개각이 불가피한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내정자 선정과정에서 손발을 맞춰야할 현 부총리의 역할이 철저히 배제된 점이나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발표과정에서 소외된 점을 고려하면 현 부총리가 이미 신망을 잃었다는 견해가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부분 개각설과 관련해 청와대에서는 강하게 부정하고 있지만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권의 통합신당 창단 움직임과 이미 기재부 내부에서도 신망을 잃은 현 부총리의 교체는 불가피하다는 것이 정가의 관측이다.
그동안 현 부총리를 비롯한 경제팀 일부 교체를 하기에 문책성 인사로 비칠 수 있어 부담을 느낀 청와대 입장에서는 이번 유 장관의 사퇴를 기점으로 자연스러운 임무교대를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부분 개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결국 지방선거에서 야권에서 제기될 수 있는 현 정부 실정에 대한 책임을 물어 현 부총리를 교체할 수밖에 없어 부담이 크다는 것이 정치권의 시각이다.
특히 청와대에서 밝힌 현 부총리의 신뢰는 이미 깨졌을 가능성이 크다. 한은총재 내정자 선임을 현 부총리에게 20분 전에 알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주도했던 기획재정부를 배제한 채 청와대 쪽에서 이번 발표 혼선을 기재부에 떠넘기는 모습에서 현 부총리의 현재 위치가 어떤지 잘 나타내고 있다는 목소리가 크다. 청와대에서는 기재부가 대통령 인가 없이 기재부 기자들에게 미리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요약본을 발표한 것은 문제가 크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발표 전 주에 기재부가 브리핑계획을 사전에 공지했던 점을 고려하면 청와대가 몰랐을 수가 없고 사전에 교감을 가졌을 가능성이 큰 정황이 나오고 있다. 결국 문제가 커지자 그 책임을 기재부에 돌리는 모양새인데다 현 부총리에게도 당시 발표 직전 청와대에 들어갈 때까지 수정 내용을 알리지 않은 모습은 철저히 현 부총리를 소외했다는 것이 정·관계의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