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과 소치올림픽 그리고 사회적 약자 [이꽃들의 36.5℃]

입력 2014-02-24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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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무한도전’이 봅슬레이에 도전했다.(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컬링, 봅슬레이, 루지…이름조차 생소한 소치 동계올림픽 경기 종목들에 눈길을 준다. 눈길의 근원지를 찾는다. 2009년 2월 7일 방송된 한 프로그램. 그 프로그램은 바로 MBC ‘무한도전’이다. 이날 방송된 ‘무한도전-봅슬레이 도전하다: 마지막 1분’으로 유재석, 박명수 등 출연진도 울고 시청자도 울었다.

그 누구도 관심주지 않았던 비인기 아니 존재조차 몰랐던 봅슬레이에 도전하기로 하고 고된 훈련을 한 다음 대회에 출전해 꼴찌를 했지만 ‘무한도전’의 봅슬레이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키기에 충분했다.

‘무한도전’은 웃음을 주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멤버 7명이 특정한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이나 특정 상황의 체험, 주제를 노출하는 포맷의 ‘무한도전’은 매 회 예능적 장치의 무한진화에서부터 멤버들의 캐릭터의 확장과 스토리텔링, 장르를 뛰어넘는 상호텍스트성 등으로 한국 예능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무한도전’은 예능 프로그램의 한계에 머물지 않는다. 바로 사회적 아름다운 영향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것도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따뜻한 손 내밀기의 작업이다.

조정, 레슬링, 복싱, 스키 등은 ‘무한도전’ 팀이 도전했던 스포츠 아이템이었다. 한결같이 비인기종목이다. 축구와 야구, 농구 등 인기종목이 대중의 시선을 독식할 때 ‘무한도전’은 대중의 외면 속에서도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스포츠 종목에 정진하는 선수들을 조명했고 사회적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비인기 종목뿐만 아니다. 우리사회의 사회적 약자, 소수자, 비주류에 대한 ‘무한도전’의 시선주기는 ‘여드름 브레이크’ ‘무한상사’ 등 다양한 아이템의 수행과정에서 잘 드러났다.

방송의 대다수 프로그램이 인기종목으로 대변되는 주류와 1등으로 대변되는 1%에 관심을 쏟을 때 ‘무한도전’은 사회적 약자, 소수자, 비주류, 그리고 비인기 종목에 시선을 주고 따뜻한 손을 내밀어 우리 사회에 대한 아름다운 파장을 일으킨 것이다. ‘무한도전’은 시청자나 대중이 존재조차 알지 못하는 이 땅의 어려운 소외계층에 그 존재를 알게 해 관심을 갖게 하고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게 조그마한 도움을 주게 만든 것이다. ‘무한도전’ 의 대단함은 이러한 사회적 약자, 비주류에 대한 시선과 관심을 도식적이거나 계몽적으로 전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철저히 웃음과 예능의 형식으로 철저하게 녹여내 전달해 더욱 더 영향력이 강렬하다.

이번 소치올림픽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름조차 생소한 컬링이나 봅슬레이 선수들에게 진심에서 우러난 열렬한 성원을 보낸 것은 ‘무한도전’의 비주류에 대한 관심 때문이었다. 그리고 ‘무한도전’으로 인해 1등만 기억하는 것이 아닌 이 땅의 소외된 계층과 사회적 약자, 소수자에 따뜻한 손 내밀기를 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무한도전’이 예능 프로그램의 차원을 넘어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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