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효진의 이슈通]재계 형제갈등이 남긴 것

입력 2014-02-07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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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간 다툼이 유난히 많다. 최근 삼성가, 금호가, 효성가에서부터 과거 현대가, 두산가, 롯데가에 이르기까지…. 재벌 가족사는 갈등의 역사로 귀결된다.

한 지붕 아래서 한솥밥을 먹었고, 유년시절 같이 뛰어놀던 형제. 서로에 대해 너무나도 잘 아는 탓에 등을 돌리는 순간 온갖 치부가 함께 드러난다. 결국 감정 싸움으로 쉽게 번지고, 그 골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삼성가의 장남 이맹희(전 제일비료 회장)씨와 3남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상속 소송이 대표적이다. 이번 송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들 형제는 막말 공방을 펼치기도 했다. 거친 입싸움에 대한 사회적인 비난 여론도 컸다.

삼성가의 유산 소송은 이건희 회장이 1심에 이어 이달 6일 열린 항소심에서도 승소하는 결과로 끝났다. 이 회장 측 대리인은 판결 직후 “이 회장이 선대 회장의 유지대로 정당하게 경영권을 승계했고, 원고를 비롯한 다른 상속인들도 이를 양해했거나 묵인했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판결 결과와 무관하게 가족 간 분쟁으로 심려를 끼쳐 드린 점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형제 간 다툼을 바라보는 주위의 불편한 시선을 의식한 것이다.

경영권을 둘러싼 형제간 갈등을 줄이기 위해 나름의 원칙도 정하지만, 이는 깨지기 십상이다. 창업주인 고(故) 박인천 회장 이후 ‘형제 공동경영 원칙’을 지켜왔던 금호가는 지난 2009년부터 3남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4남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경영권 분쟁, 계열 분리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다. 특히 몇 년째 법정 다툼을 해오다 이번엔 동생 박찬구 회장 측이 형 박삼구 회장의 일정이 기록된 문건을 빼돌려 악의적으로 이용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보안요원에게 금품을 건네고 박삼구 회장의 일정을 빼돌리게 한 혐의(배임증재)로 박찬구 회장의 운전기사인 금호석유화학 부장 A씨를 종로경찰서에 고소하는 등 형제간 다툼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효성가는 조석래 회장의 차남 조현문 변호사가 다른 두 명의 형제들과 후계 경쟁에서 밀려나면서 잡음이 일었다. 조 변호사는 효성에서 나온 후 계열사들을 상대로 잇따라 소송을 제기해 그룹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조 변호사가 정리한 지분은 형 조현준 섬유PG장 겸 전략본부 사장과 동생 조현상 산업자재PG장 겸 전략본부 부사장이 각각 나눠 매입했다.

재계에서 ‘형제의 난’이 불거질 때마다 대중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과거 형제간 다툼의 결말이 좋지 않았던 만큼 재벌, 즉 가진 자들의 지나친 욕심 때문에 생긴 문제라는 인식이 강하다. 분쟁의 재벌사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이나 해당 기업 임직원들의 마음은 불편할 수밖에 없다.

“경영은 뒷전이고 형제와 싸움만 하는 꼴 보기 싫어서 이직했습니다.” 한 대기업 홍보 직원이 내뱉은 푸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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