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인도 현지 언론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르면 다음달 싼타페와 에쿠스를 인도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당초 이들 모델의 출시시기를 2분기 이후로 잡았으나, 부진한 1월 성적표를 받아본 뒤 조기 출시로 전격 선회했다.
현대차가 싼타페와 에쿠스의 인도 출시를 서두르는 것은 현지 시장의 침체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인도 시장 판매량이 38만대에 그치면서 지난 1996년 현지 진출 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2.9%)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달 판매량도 전년 동월보다 2.6% 줄어든 3만3405대에 머물러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는 지금까지 인도 시장에서 ‘i10’, ‘i20’, ‘이온(EON)’ 등 소형차를 주력으로 판매했지만, 현지에서 고급 차종에 속하는 싼타페를 조기 투입해 소비자 저변을 넓힐 계획이다. 더불어 최상위 소득층을 겨냥한 에쿠스를 동반 출시, 시장 전략을 다양화한다.
현대차는 올 하반기에는 신형 ‘i20’을 현지 투입할 계획이다. 이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에쿠스 등 판매 차종의 다양화와 함께 기존 소형차 판매 전략도 강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관련업계는 현대차가 올해 인도 시장서 마이너스 성장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현지 판매 감소는 현대차의 내적 요인이라기 보다는 인도 경제가 외환위기 가능성까지 거론될 정도의 외적 요인이 더 크기 때문이다.
인도 판매 1위인 마루티 스즈키는 지난달 현지에서 9만6569대를 팔아 전년 동월 대비 6.3% 판매량이 줄었다. 이외에 마힌드라 앤 마힌드라(-15.71%), 토요타(-18.14%)의 판매량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현대차 역시 올해 인도 시장 판매량을 보수적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인도공장에서 생산되는 차량의 현지 판매와 수출을 더한 총 판매량 목표를 전년보다 5.2% 줄어든 60만대로 잡았다. 이원희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최근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인도 통화인 루피화 약세를 감안해 현지에서 아프리카, 중남미 등으로의 수출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