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설 민심, 국민을 바라보라 -임유진 정치경제부 기자

입력 2014-01-29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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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설을 앞두고 ‘밥상머리 민심잡기’에 나선 형국이다. 설 밥상에 오를 이야깃거리에 어떤 정치인이 주목을 받고, 어느 정당이 어떤 평가를 받을지 여론 흐름을 면밀하게 살피면서 선거에 임하겠다는 것이다.

밥상머리 이슈를 선점하기 위한 여야 홍보전도 치열하다. 새누리당은 ‘복주머니’ 형태의 홍보물 8면에 걸쳐 자당의 입법 성과를 제시했다. 김기현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이를 두고 “국민 계층별 맞춤형 복주머니”라고 했다. 과거 제작한 홍보물에 등장하던 야당 비판은 이번엔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해 추석 당시 네거티브 전략으로 호되게 비판받은 걸 염두에 둔 거다.

민주당은 ‘불통의 겨울에도 봄은 옵니다’라는 제목의 홍보물을 내놨다. 여기엔 박근혜 정부의 공약 후퇴를 ‘8대 공약파기 거짓말’로 선정하고 ‘파기’도장을 찍었다. 아울러 개인정보 유출사태와 조류인플루엔자(AI) 등 사건·사고가 잇단 가운데 정부·여당의 잘못된 대응이 사태를 키웠다는 점을 집중 강조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28일 당 회의에서 “설날 국민 밥상머리 화제는 정보유출, 조류인플루엔자, 전월세 대란 등 ‘정·조·전 3란’과 약속 파기가 될 것”이라며 대여 공세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정치권이 이처럼 설 연휴를 겨냥한 민심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민생을 도외시한 여야 정쟁에 민심은 싸늘하다. 실제로 이번 설은 짧은 연휴에 경기도 불황이어서 명절 분위기가 좀처럼 살아나고 있지 않다. 재래시장을 가 봐도 기대했던 설 특수는 찾기 어렵고 “경기가 어렵다”고 한숨 쉬는 목소리를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여야가 홍보 상징으로 내놓은 ‘복주머니’와 ‘봄’과는 전혀 다른 이미지다.

이런 가운데 여야는 설 명절 직후인 2월 3일부터 시작되는 2월 임시국회에서 ‘경제 활성화’와 ‘경제 민주화’ 법안을 두고 재격돌을 벌일 전망이다. 여야 모두 “서민경제가 어렵다”는 데 공감하면서도 경제 회복에 대한 방법론이 달라서, 때론 자당의 이해관계에 따라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예부터 새해에 까치가 울면 집안에 경사가 있거나 반가운 손님이 온다고 믿었다. ‘까치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라는 동요 역시 설이 오면 반가운 손님이 모인다는 표현이다.

반가운 손님이 모이는 명절에는 전국 민심이 뒤섞인다. 정치권은 아전인수격 해석이 아니라 이번 설 차례상에 어떤 이야깃거리가 오를지 제대로 귀를 열고,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좋은 입법으로 국민 신뢰를 회복한 여야가 까치의 ‘반가운 손님’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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