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기러기도 고병원성 AI ‘전국이 위험권’

입력 2014-01-23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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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 개체수·서식지·이동경로 몰라…안이한 대응 비판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를 퍼뜨리는 것으로 지목된 가창오리뿐 아니라 겨울 철새인 큰기러기에서도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가창오리는 무리가 많아 가는 곳이 한정돼 있는 반면 큰기러기는 개체수는 작지만 여러 곳으로 갈 수 있다. 전파 범위 측면에서 큰기러기가 더 위험한 셈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전북 고창 동림저수지에서 거둬들인 큰기러기 폐사체를 정밀검사한 결과 가창오리와 같은 H5N8형 AI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큰기러기는 10월초부터 이듬해 3월초까지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보내는 철새로 쇠기러기 다음으로 흔하게 볼 수 있는 종이다.

축산농가와 방역당국은 초긴장 상태다. 큰기러기는 가창오리처럼 월동 군락지를 형성하지 않고 전국에 분포하기 때문이다. 집단 군락지가 있다면 어느 정도 활동반경을 예측할 수 있지만 특정 군락지가 없이 전국에 분포한다면 AI의 확산 우려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사실상 전국이 AI의 위험권에 들어선 것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정부가 큰기러기의 개체수와 서식지, 이동경로 등을 전혀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전날부터 서해안 일대 철새의 주군락지인 금강호, 동림저수지, 영암호, 영산호 주변에서 정확한 철새 개체수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큰기러기와 함께 고창 동림저수지에서 사라진 가창오리 떼의 행방도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정부의 안이한 대처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과거 4차례 AI 발생 당시 모두 야생철새가 발병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아직 철새의 정확한 개체수조차 파악하지 못한 당국의 대처가 너무 늦은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부는 이 같은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매일 철새의 이동상황을 파악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AI 원인 규명에도 혼선이 빚어지게 됐다. 농식품부는 가창오리떼가 지난해 11월 전남 영암 영암호, 12월 전북 군산 금강호, 올해 1월 고창 동림저수지에 머물렀다고 했지만 전남에서는 AI가 발생하지 않았다. 때문에 AI의 발병원이 가창오리가 아니라 큰기러기를 비롯한 다른 철새일 수 있다는 추론에도 힘이 실린다.

한편 H5N8형 AI가 발생했다고 확진된 농가는 4곳에서 8곳으로 늘었다. 6곳에 대해서는 현재 검사가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살처분 대상이 된 닭·오리는 총 40만1000마리로 이에 따른 보상금은 43억9000만원에 이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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