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미'로 대륙흔든 시진핑…이번엔 애틋한 우정담

입력 2014-01-14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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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안색은 전보다 초췌했다. 몸은 작고 여위어 있었다. (…) 갑자기 슬픈 감정이 북받쳤고 나 자신도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다산의 손을 꽉 움켜쥐었다.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절친한 친구의 죽음을 애도하며 썼던 한 편의 글이 중국인들의 감성을 사로잡고 있다.

공산당 기관지 가운데 하나인 광명일보(光明日報)가 13일 게재한 이 글의 제목은 '대산을 추억하며'(憶大山).

시 주석이 1980년대 허베이(河北)성 정딩(正定)현에 근무할 때 알게 돼 10여 년간 깊은 우정을 나눴던 현의 문화관 직원이자 작가였던 자다산(賈大山)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며 쓴 글이다.

다산이 사망한 지 1년 뒤인 1998년 잡지 '당대인'(當代人)에 기고한 이 글은 1982년 정딩현 부서기에 임명된 시 주석이 다산을 처음 만난 과정에서부터 10여 년간에 걸쳐 계속된 우정을 잔잔하면서도 정감 넘치게 묘사했다.

무엇보다 죽음을 앞둔 채 병상에 누운 친구를 마주했을 때의 안타까운 감정과 슬픔이 매우 진솔하게 담겨있다.

시 주석은 이 글에서 다산에 대해 "무당파(非黨) 민주인사였지만 자신의 운명과 당(공산당)·국가·인민의 운명을 분리하지 않았다"며 공산당의 정책적 실책으로 사회적 혼란이 발생했을 때에도 민중과의 유대, 역사문화적 지식, 익살스러운 화법, 공평하고 합리적 분석, 낙관적이고 너그러운 태도로 그 모순을 풀어냈다고 회고했다.

광명일보는 이 글이 스자좡(石家庄)작가협회 캉즈강(康志剛) 부주석이 지난 12일 중국 포털사이트 신랑망(新浪) 블로그에 올려놓은 것으로 "10여 년간에 굳건한 교류와 진정성이 가득해 사람을 매우 감동시킨다"며 지면에 실은 이유를 설명했다.

대다수 중국 누리꾼들은 시 주석의 이 글에 대해 "사람을 감동시키는 묘한 문장", "정의롭고 의리있는 총서기"라는 우호적인 평가와 함께 폭발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홍콩 봉황망에 올라온 기사에만 20여 만 개의 댓글이 붙었다.

일각에서는 당 기관지가 10여 년 전 쓰인 글을 뒤늦게 공개한 것은 시 주석의 친서민적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다수 전문가들은 '기획' 여부를 떠나 시 주석이 보여주는 친서민 행보나 과거의 인간미 넘치는 글은 중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상당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하다고 분석한다.

특히 시 주석은 문화대혁명 시절 옌안(延安)에서 동북으로 80㎞ 떨어진 옌촨현(延川縣) 량자허(梁家河)촌에서 하방생활을 하며 황토고원의 토굴에서 7년 간 생활한 경험을 갖고 있어 그의 서민적 행보가 '연출'로 만 해석되지 않는 강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인들은 지난달 28일 웨탄(月壇) 부근에 있는 '칭펑(慶豊) 만두집'을 예고없이 찾은 시 주석이 손님 7∼8명 뒤에 줄을 서 주문 차례를 기다리다 음식값으로 25위안(4천340원)을 낸뒤 거스름돈을 돌려받는 일에 대해서도 폭발적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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