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우리는 왜 종목에 관심을 갖나 -강혁 부국장 겸 시장부장

입력 2014-01-10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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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게 좋은 거 아닙니까.”

“뭐가요.”

“먹고 살려는데 이해해줘야죠. 경기도 어려운데…”

“…”

특정종목에 대해 부정적인 기사를 내보내면 종종 해당 회사 관계자와 이 같은 ‘읍소반 항의반’ 대화를 나누게 된다. ‘종목에 강한 시장부가 되자’ 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부서를 이끌다 보니 본의 아니게 상장회사와 목소리를 높이는 일이 자주 있다.

“불과 10∼20년 전만해도 회사 돈과 개인 돈을 구분 못하는 오너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참 많이 깨끗해졌다” 는 대기업 홍보담당 임원의 말은 빈말이 아니다.

사실 그랬다. 예전에는 상장회사인지 개인회사인지 구분이 안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필요하면 언제든지 갖다 쓸 수 있는 게 회사 돈이고, 최대주주라는 것을 내세워 전횡을 일삼은 경우가 많았다.

소액주주들이 받는 불이익은 안중에도 없었다. 소액주주들의 돈이 모여 자본금이 되고, 그 자본금이 회사의 밑천이라는 주식회사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없었던 오너도 있었다. 지금 문제가 되는 몇몇 기업도 결국 내 돈과 회사 돈을 구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단이 벌어진 것이다.

세월과 함께 상장회사도 많이 투명해졌다. 경제적, 사회적으로 요구하는 스탠더드가 높아졌고 오너와 최대주주들도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부족한 게 현실이다.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기업 가치를 훼손시키거나 최대주주의 사익을 위해 소액주주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여전히 머니게임을 회사의 생존전략(?)으로 삼고 있는 회사도 있다.

앞서 나눈 대화에서 “…” 부분에 대한 답을 해보자.

이투데이가 종목에 관심을 갖는 첫 번째 이유는 소액주주와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소액주주와 투자자를 보호해 주기 위해선 해당 회사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려줘야 한다. ‘잘한 건 잘했다, 잘못한 건 잘못했다’ 시시비비를 가려 올바른 투자판단을 하도록 해줘야 하는 것이다.

동전의 양면 같은 내용이지만 비판 기능을 앞세워 오너가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고 혹시나 잘못된 결정을 내리면 날카롭게 지적하려는 것도 종목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다. 이는 회사의 규모를 떠나 소액주주와 투자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영 행위는 그때 그때 문제 삼아 나갈 것이다.

정보의 비(非)대칭성을 최대한 줄여 나가는 것도 우리의 관심사다. 주식시장에서 정보의 비대칭성을 없앨 수는 없다. 모두가 아는 내용은 더 이상 정보가 아니기 때문에 정보의 비대칭성이 없다면 극단적으로 시장은 움직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정보의 비대칭성을 당연시하면 안 된다. 비대칭성이란 커튼에 숨어 시장을 왜곡시키거나 투자자에게 피해를 주는 사례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호재건 악재건, 그것이 사실이고 투자자가 알아야 할 내용이라면 주저 없이 공개할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가 지향하는 것은 증권시장을 움직이는 것이다. 시장을 맑고 투명하게 만드는 것이다. 맑고 투명한 시장이란 게 어찌보면 유토피아와 같은 얘기지만 이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끊임없이 해야 한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그런 노력이 있을 때 시장은 성숙해질 수 있고 투자자도 권리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첨언한다면 시장 참여자인 투자자도 맑고 투명한 시장을 만들기 위해 함께해야 한다. 작전세력에 부화뇌동하고 투기하듯 달려드는 투자 행태는 시장을 혼탁하게 만드는 공범이다.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배우 벤 스타인은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주식투자에 성공하려면 사랑하듯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평생 반려자로 삼으려면 그 사람을 잘 알아야 한다. 마음을 읽지 못하고 한순간의 감정에 이끌려 사랑을 한다면 그건 시쳇말로 불장난에 불과하다. 좋은 사람을 선택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사랑의 결실이 맺어지듯 투자도 사랑하듯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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