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지난해 수출액을 38%나 늘리며 3년 만에 연간 수출 10조원 고지에 올랐다. SK그룹에 편입된 지 2년 만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수출액은 13조원(4분기 추정치 포함)에 달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2012년 수출액(9조3910억원)보다 37.8% 늘어난 수치다. 하이닉스의 수출액은 지난 2010년 10조원을 넘어선 이후 하향곡선을 그렸지만, SK그룹에 편입되면서 상승세를 이끌며 10조원 재탈환에 성공했다. 영업이익도 SK 편입 직전인 2011년 2000억원대의 손실을 기록했지만 2년여 만에 연간 영업이익 3조2000억∼3조3000억원을 바라보는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SK그룹이 2년 연속으로 수출 600억 달러를 넘긴 것도 SK하이닉스의 힘이 컷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SK그룹의 수출실적 614억 달러중 5분의 1을 떠맡았다. 내수 위주 사업구조에서 벗어나려고 절치부심해온 SK그룹으로선 SK하이닉스 인수를 통해 수출 주력 기업을 확보했고, 여기에 첨단 제조업 역량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하이닉스도 장기적이고 과감한 투자가 가능해졌다. 또 SK텔레콤을 비롯한 각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도 누리게 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하이닉스 인수 후 “SK하이닉스를 키우기 위해서는 어떤 역할이든 할 것”이라고 선언한 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전폭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인수 첫해인 2012년 국내외 경기침체에 반도체 산업 불황이 겹쳐 업체 대부분이 투자를 축소했지만, SK는 전년보다 10% 늘어난 3조8000억원을 하이닉스에 투자했다.
지난해 SK하이닉스가 내놓은 16나노 낸드플래시 양산, 6Gb LPDDR3 개발, 고용량 8Gb LPDDR3, 20나노급 4Gb 그래픽 DDR3, TSV기술 활용한 초고속 메모리 HBM개발 등 ‘세계 최초’ 작품들은 이 같은 투자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또 하이닉스는 SK에 편입되자마자 이탈리아 아이디어플래시, 미국 LAMD등을 인수하면서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 나갔다.
SK 관계자는 “하이닉스는 SK 편입 이후 강력한 투자 리더십을 확보해 안정적 성장 토대를 마련했고, SK도 하이닉스 인수가 캐시카우를 넘어 글로벌 경쟁으로 나가는 든든한 발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