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청년창업활동비가 엉뚱한 곳으로 새고 있다. 청년 창업가가 아닌 직장인과 외국 체류자에게 지급되는 등 부당 운영됐다는 감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서울시 감사관은 지난 5월부터 한달간 청년창업플러스센터와 강남·강북의 청년창업센터에 대한 감사에서 이런 내용이 적발됐다고 18일 밝혔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해당 기관들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3200개 창업팀에 총 230여억원의 활동비를 줬으나 적절하지 못한 사례가 다수 적발됐다.
예컨대 회사원이면서 입주공간 지원을 받아 1개월만 프로그램에 출석하고서도 6개월치 창업활동비를 챙긴 사례가 있었다.
또 외국에 장기 체류하면서도 프로그램에 나온 것처럼 속여 지원금 수백만 원을 받은 경우가 총 16건, 약 1억원에 달했다.
창업활동비가 업체당 연 1000만원 안팎으로 창업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하고 활동비가 출석 등 단순 참가를 기준으로 지급돼 창업에 관심도 없는 대학생들이 용돈처럼 쓰려고 지원을 신청한 사례도 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창업활동비를 시제품 제작비 등에 썼다고 보고했으나 실제로는 옷을 사거나 운전면허 도로연수비에 쓰는 등 창업 이외의 용도에 쓴 사례도 다수 적발됐다.
또한 서울시의 창업활동비 지원이 중소기업진흥공단을 비롯해 다른 정부기관과 중복으로 지원되는 점, 창업활동비 지원 여부 결정에 참여하는 심사위원 선정 과정이 객관적이지 못한 점, 지원 후 성과 관리를 제대로 못 하는 점 등도 해결돼야 할 문제로 지적됐다.
이에 서울시 감사관은 창업활동비가 실제 창업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지원규모가 중소기업진흥공단 만큼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현재 평가진행에 주관적 요소 개입에 의한 피평가자 반발을 해소하기 위해 평가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평가 지표를 새롭게 개발해야 하며 졸업기업에 대한 사후관리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