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게임산업]중국 게임사 텐센트, 10년만에 ‘슈퍼갑’ 등극

입력 2013-11-11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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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력·유통·내부 분석팀 3박자 갖춰 한국업체 휘어잡아

세계 최강 글로벌 게임사로 우뚝 선 중국 텐센트. 10년 전, 텐센트는 국내 게임사와 한번 만나기 위해 숱하게 한국 게임사 문턱을 닳도록 들락거리던 ‘을’의 위치였다. 당시 텐센트는 자신들이 원하던 한국 게임을 수입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하지만 늘 발걸음을 돌려야만 했던 텐센트였다.

하지만 10여년이 흐른 지금, 국내 메이저 게임사들은 연신 중국으로 건너가 텐센트 잡기에 혈안이 돼 있다. ‘텐센트를 통한 퍼블리싱 = 중국시장 성공’공식 때문이다. 이제 텐센트는 국내 게임사에 철저히 갑의 위세를 떨치고 있다.

텐센트는 당시 QQ메신저 사용자를 기반으로 온라인 게임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중국 PC방의 낮은 PC 성능과 인터넷 속도 문제로 실패했다.

그러던 중 2007년에는 한국의 온라인 게임인 ‘던전앤파이터’를 론칭했다. 동시 접속자 300만명이란 기록을 세우며 성공의 발판을 마련했고 이후 론칭한‘크로스파이어’는 400만명이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특히 크로스파이어는 자사의 메시징 서비스인 QQ 유저들의 충성도에 힘입어 텐센트의 온라인 게임 매출의 25%를 차지할 정도의 게임으로 성장했다.

텐센트는 크로스파이어가 성공을 거둔 후인 2011년에 당시 자사 기준 최고액인 3억5000만달러에 라이엇게임즈를 인수, 구미권에서 큰 인기를 누렸던 ‘롤’게임을 손에 넣는 기염을 토했다.

롤은 중국 MOBA(Multiplayer Online Battle Arena, 제한공간전투) 시장에서 65%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괴물 게임으로 성장함과 동시에 텐센트의 해외 진출에 결정적 포석을 깔아줬다.

거대 중국 PC 온라인게임 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텐센트는 2011년 38%이던 점유율이 2012년에는 43%, 2013년 1분기에는 57%를 기록하는 등 성장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텐센트는 게임 매출이 전체의 50%가 넘으며 지난해 매출 중 게임 부문만 약 3조9800억원이다.

한국 게임사들을 휘어잡고 글로벌 공룡으로 떠오른 텐센트의 성장은 자본력 때문만은 아니다. 치밀함과 분석력이 존재했다.

중앙대 위정현 교수는 “텐센트는 내부에 200여명 정도의 게임 분석팀이 존재한다”면서 “크로스파이어뿐 아니라 결국 중국에서 게임들이 성공할 수 있는 이유는 이 분석팀이 시장 리더들의 플레이를 분석, 관찰해 반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의 게임을 철저히 분석, 중국 유저 취향에 맞게 새롭게 변형한 것이 텐센트의 핵심 경쟁력이다.

결국 텐센트는 유통과 자본, 내부의 분석팀이란 3박자를 갖추고 있고, 코리아 게임사들은 결국 텐센트에 의존하는 구조로 갈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게임업계는 텐센트의 파트너가 된다는 것은 성공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한다. 텐센트 쏠림 현상이 극심하다.

위 교수는 "한국 기업이 개발을 주도한다면 중국 기업은 유통을 담당하는 구조다. 개발과 유통은 당연히 유통이 이기고 기술과 자본에서는 자본이 이기는 법”이라면서 “우리가 게임산업에서 주도권을 갖고 있을 때 이 부분을 고민하지 못한 게 패착이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금은 규제가 필요한 게 아니라, 정부와 게임산업계가 유통과 자본의 파워에 밀린 차이나게임을 극복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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