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꽃뱀 구속
친구 사진을 보여주고 인터넷 채팅을 통해 알게 된 30대 남성에게 결혼할 것처럼 속여 2년간 수천만원을 뜯어낸 20대 '인터넷 꽃뱀'이 법정구속됐다.
춘천지법 형사 1단독 오덕식 판사는 자신의 외모를 숨긴 채 인터넷 채팅을 통해 돈을 갈취한 혐의(사기)로 불구속 기소된 김모(26·여) 씨에게 징역 8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고 16일 밝혔다.
강원 춘천에 사는 '인터넷 꽃뱀' 김 씨는 2010년 12월 인터넷 채팅 사이트를 통해 A(35·경남) 씨를 알게 됐다.
당시 김 씨는 자신보다 얼굴이 예쁜 친구의 프로필 사진을 채팅 사이트에 올려놓았고, 이에 호감을 느낀 A 씨는 김 씨와 수차례 전화 통화를 하면서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그러나 김 씨는 A 씨와의 만남을 의도적으로 피하는 한편 결혼할 의사나 돈 갚을 능력도 없으면서 A 씨에게 병원비나 생활비 명목으로 돈을 뜯어냈다. 김 씨는 A 씨가 송금을 주저할 때마다 '결혼할 사람이 그 정도는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돈을 뜯어냈다.
김 씨가 이 같은 A 씨에게 뜯어낸 돈은 2010년 12월부터 2012년 1월까지 137차례, 5690여만원에 이른다. 이 과정에서 김 씨와 A 씨는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
오 판사는 "다른 사람의 사진을 인터넷에 올려 피해자로 하여금 결혼을 해 줄 것을 믿게 하고 거액을 편취한 점은 죄질이 불량하다"며 "수천만원에 달하는 피해 금액을 갚거나 용서받지도 못한 만큼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