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영의 너섬만필]씁쓸한 창조금융의 현주소

입력 2013-10-15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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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새 정부의 국정 지표로 ‘창조경제’를 제시한 지 어느덧 7개월여가 흘렀다. 집권 초반부를 넘어선 점을 고려하면, 다소 성급할지 몰라도 창조경제의 개념 정립은 물론이고 정책적 온기가 현장에 전해져야 할 시점이다.

창조경제는 수많은 ‘창조 OO’ 시리즈를 양산했는데, 그중 하나가 창조금융이다. 경제부처 수장들이 창조경제의 개념조차 잡지 못하던 차에,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창조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한 개념으로 창조금융을 주창했다.

그는 창조금융의 개념을 더욱 정교하게 발전시켰다. 창업·혁신기업이 창조적 지식이나 기술을 담보로 손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투자중심의 금융지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를 위해 금융권의 선제적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도 지적했다.

신 위원장은 이를 ‘진취적 자본’의 중요성으로 풀어갔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혁신적인 시도는 높은 위험을 수반하기 때문에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관리할 수 있는 진취적 자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창조금융의 온기가 필요한 곳은 바로 혁신적 기술로 무장했지만, 아직 미래가 불투명한 중소·중견 기업이다. 우리 경제의 허리를 튼튼히 하겠다는 관점에서 보면 이들에 대한 금융지원이야말로 창조금융의 근간인 셈이다.

문제는 리스크다. 만에 하나 있을 경영실패 혹은 투자실패는 책임문제로 귀결된다. 금융감독당국이나 은행권, 해당 기업 모두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 정책적 온기가 뼛속 깊은 곳까지 스며들지 못하는 이유다.

신 위원장은 그 해법으로 정책금융을 지목했다. 미래를 창조하는 금융을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리스크가 수반되는데 정책금융이 이를 흡수해 시장을 선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창조금융의 현주소는 신 위원장의 공언이나 은행권의 장단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어 보인다. 중소기업은 여전히 금융지원에 목말라하고, 은행권은 아직도 상품개발 중이다. 실적을 논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868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올 상반기 자금조달 상황을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20.0%가 ‘금융권 대출 곤란’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다.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조달이 ‘곤란하다’는 응답이 32.6%로 ‘원활하다’는 응답(18.3%)보다 많았다.

부동산 담보 요구(43.1%), 보증서 요구(37.2%), 재무제표 위주 대출(29.6%), 고금리(26.3%), 신규대출 기피(15.8%) 등 이른바 ‘손톱 밑 가시’도 여전했다. 결국, 이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정부나 은행권의 중소기업 지원 노력을 체감할 수 없다는 데 모아진다. 창조금융의 씁쓸한 현주소가 아닐 수 없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여야 할 것 없이 신 위원장을 벼르고 있다는 소리가 들린다. 체감민심에 민감하다 보니 공수표를 남발한 신 위원장이 곱게 보일 리 없다. 정책은 온기가 전달될 때 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정책 체감도를 높이지 않는 이상, 한낱 빈말에 불과하다. 정책 체감도를 높이는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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