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의 '바이 코리아' 열기가 식을 줄 모르는 모습이다. 외국인 최장 순매수 타이기록까지 단 하루만을 앞두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순매수 행진이 한동안 이어져 1998년의 최장 순매수 기록인 34일이 15년 만에 깨질 것으로 보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8월 23일부터 전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32거래일 연속 순매수했다. 누적 순매수 금액은 11조3천억원을 넘어섰다.
외국인이 이날에 이어 16일까지 순매수한다면 역대 최장 순매수 타이기록을 세우게 된다.
지금까지 최고 기록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월 20일부터 3월 3일까지 이어진 34거래일이다.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도 연일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쓰고 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외국인 보유 시가총액은 지난 14일 종가 기준으로 429조5천296억원이다. 외국인 보유 시총은 지난 4일(420조9천720억원)부터 6거래일 연속으로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연속 순매수가 시작된 8월 23일 368조7천144억원이었던 유가증권시장 외국인 보유 시총은 417조3천605억원으로 순식간에 48조6천461억원 증가했다.
시총 상위 5위인 기아차[000270](25조7천800억원)과 6위 SK하이닉스[000660](23조5천억원)을 통째로 사들일 수 있을 만큼의 주식을 순매수한 셈이다.
이와 함께 유가증권시장의 외국인 시총 비중은 2007년 7월 이후 6년 3개월 만에 35%를 돌파했다. 14일 현재 시총 비중은 35.28%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신흥국 증시를 보는 외국인들의 시각이 바뀐 점이 한국 증시에 호재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외국인들은 경제성장률(GDP)이 높은 신흥국 주식을 선호해왔다. 그러나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아시아 신흥국 금융시장이 출렁이자 성장성보다는 안정성이 높은 한국, 대만 증시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실제로 지난주 외국인이 사들인 아시아 신흥국 주식 가운데 한국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51.1%에 이른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유입된 외국인 투자자금은 중장기적 성격을 띠고 있다"며 "경상수지 흑자와 탄탄한 외화보유액, 낮은 정부 부채를 유지하는 한국 시장의 안정성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외국인 매수세는 4분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이 글로벌 증시 가운데서 투자 유망 지역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서는 지난 7일 미국 양적완화 축소에 가장 잘 버틸 수 있는 나라로 한국, 호주, 캐나다를 꼽았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매수 강도가 둔화할 가능성은 있지만, 전통적으로 11월 추수감사절 이후 배당투자를 해온 외국인이 주식 비중을 급격히 줄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외국인 순매수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판단했다.
지 센터장은 "코스피에 선행하는 것이 외국인 보유 시가총액"이라머 "외국인 시총이 최고치를 찍은 가운데 연말까지 코스피가 2,100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