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그늘 寒가위] 얇아진 지갑에 ‘명절 인심’은 옛말

입력 2013-09-17 09:07 수정 2013-09-17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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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임금 올랐지만 5%대 체감물가 적용하면 사실상 감소…올 체불임금 7105억

장기화된 불황으로 밑바닥 경제가 얼어붙으면서 월급쟁이들의 ‘명절 체감경기’ 또한 점점 얼어붙고 있다. 생활비는 오르고, 빚은 늘고, 수입은 제자리인 상황에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속담은 많은 봉급생활자들에게는 현실과 거리가 먼 이야기다. 오히려 명절은 갈수록 빠듯하기만 한 월급쟁이들에게 달갑기만 하지 않은 ‘경제적 현실’이 되고 있다.

봉급생활자들의 명절맞이가 어려워진 것은 여러 지표상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16일 고용노동부의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를 보면 6월 기준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임금 총액은 305만7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늘었다. 소비자물가지수를 고려한 실질임금은 2.1% 상승한 285만2000원이다. 이는 지난 2월 15.5%, 3월 4.1%, 4월 5.1%, 5월 5.6%와 비교해 크게 낮아진 수치다.

사실 2.1%라는 실질임금 상승률도 피부에 와 닿지 않는 수치다. 실질임금 상승률은 명목임금 상승률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것인데 물가상승률 지표 자체가 국민의 체감 수준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을 받는다. 정부가 발표하는 공식 물가상승률이 1%의 안정세인 것과 달리 민간 경제연구소 등이 조사한 체감물가는 5%대다. 이를 적용한다면 같은 기간 임금은 오히려 줄어든 셈이다.

그나마 빠듯한 급여라도 꼬박꼬박 받는 경우는 상황이 좋은 편이다. 명절이 가까워졌지만 월급을 제대로 받지 못한 이들에게는 이마저도 부러운 일이다. 7월 기준 15만4066명에 달하는 근로자가 회사로부터 받아야 할 평균 461만원의 임금을 받지 못했다. 기업의 체불임금 누계액은 총 7105억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명절을 맞는 체감경기의 양극화도 심각하다. 봉급생활자들의 ‘명절비용’인 상여금이 기업의 규모에 따라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올해 ‘추석 상여금 실태조사’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대기업은 120만9000원, 중소기업은 85만6000원씩의 상여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경기악화 등의 이유로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곳은 전체의 22.4%에 달했다.

한편 월급쟁이를 부러운 눈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추석 휴무가 ‘다른 세상 이야기’인 영세 자영업자들이다. 통계청 조사를 봐도 숙박·음식점업은 40%, 여가·서비스 업체는 60~70% 가까이 쉬는 날이 없다. 서울 신촌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박근표(47·남)씨는 “직장인들은 명절에 4~5일을 쉬고도 월급을 받지 않느냐”며 “명절에 꼬박 일하지 않으면 임대료도 낼 수가 없다”고 푸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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