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니 무바라크(85) 전 이집트 대통령이 지난 25일(현지시간) 불구속 상태에서 처음으로 재판을 받았다.
무바라크는 이날 수도 카이로 외곽 경찰학교에 마련된 카이로형사법원의 특별법정에 이동식 침대를 타고 나타났다.
무바라크는 이날 경찰학교에 헬기를 타고 도착했다. 그는 와이셔츠에 흰색 점퍼를 입고 선글라스를 낀 채 법정 한쪽에 설치된 철창 안에서 재판을 받았다.
이날 재판 진행 과정은 국영TV로 생중계된 가운데 무바라크는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무바라크는 지난 2011년 시민혁명 기간에 시위대 850여명이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숨진 사건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소 2건의 부패 혐의도 있다.
다만 살인 방조와 일부 부정부패 혐의에서 무혐의를 받아 냈다.
이 법정에는 또 다른 부패 혐의를 받는 무바라크의 두 아들 가말과 알라, 하비브 엘아들리 전 내무장관도 나왔다.
마흐무드 카멜 재판장은 이날 재판을 후 “많은 양의 사건 자료를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9월14일 다시 재판을 열겠다”고 밝혔다.
앞서 무바라크는 지난 21일 법원이 무바라크 석방을 명령하면서 구속 2년4개월 만에 풀려났다.
이집트 과도정부는 그러나 비상사태에 따라 가택연금을 명령했다. 무바라크는 석방 직후 남부 마아디의 한 병원으로 옮겨져 연금 상태에 있다. 무바라크는 자택이 아닌 병원에서의 연금 상태를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바라크에 대한 연금 상태는 이집트 비상사태가 해제되는 즉시 끝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별도로 이집트 최대 이슬람 조직 무슬림형제단 의장 무함마드 바디에와 부의장 2명 등 3명도 이날 법정에 설 예정이었으나 안전상의 이유로 관련 재판이 오는 10월29일로 연기됐다고 일간 알아흐람이 보도했다.
이들은 지난달 3일 군부에 축출된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의 석방을 요구하며 폭력 시위를 선동하고 지난 6월 무슬림형제단 본부 바깥에서 시위대 6명이 사망한 사건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