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사람도 없는데…” 수만개 컨테이너가 순서대로 ‘척척’

입력 2013-08-09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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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부산 신항만 가보니...

▲한진 신항만에는 42기의 ‘무인 자동화’ 야드 크레인(왼쪽)과 12개의 암벽 크레인이 운영되고 있다. 사진제공 한진해운
68만7000㎡(21만평) 부지에 쌓여진 빨강, 파랑, 초록 등 색색의 컨테이너 박스는 3만5000개에 달했다. 끝없이 늘어선 컨테이너 행렬은 한진해운 신항만에 들어서자마자 펼쳐지는 진풍경이다.

더 놀라운 것은 수만 개의 컨테이너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적하 순서’대로 차곡차곡 쌓여 있다는 것이다. 2009년 신항만 개장과 함께 도입한 ‘자동화터미널 운영시스템(OPUS)’ 덕분이다.

자동화 시스템은 컨테이너의 최종 목적지, 무게, 형태 등에 따라 야적장(야드)에서의 적치 순서를 자동으로 정해준다. 또 RFID(무선식별시스템)를 통해 컨테이너를 싣고 달리는 수십 대의 트럭 위치와 도착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 게이트를 통과하는 모든 컨테이너 적치 위치를 정확히 알려준다.

이택종 한진해운 신항만 총괄지원팀장은 “자동화시스템은 화물 적재 시 가장 나중에 도착할 컨테이너는 제일 아래 놓고 위로 갈수록 최종 목적지가 가장 가까운 컨테이너가 쌓이도록 하는 원리”라고 설명했다.

▲한진해운 신항만 전경. 이 곳에는 컨테이너 박스가 무려 3만5000개나 적치돼 있다. 사진제공 한진해운.
한진 신항만에는 RFID를 통해 트럭을 인식하고, 컨테이너를 야적장에 순서대로 쌓아 올리는 42기의 ‘무인 자동화’ 야드 크레인이 운영되고 있다. 이 컨네이너들은 다시 12개의 암벽 크레인을 통해 선박으로 옮겨진다. 아파트 15층 높이(50m)의 암벽 크레인은 시간당 30개의 컨테이너를 옮길 수 있다.

한진해운 신항만은 자동화 시스템 도입 이후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무인 야드 크레인으로 약 50억원에 달하는 인건비를 절감, 암벽 크레인을 통한 생산성은 기존 터미널 대비 약 12% 증가했다. 또 기존 대비 75%의 트럭 만으로 동일 물량 처리가 가능해졌을 뿐 아니라 평균 턴타임이 50% 향상됐다.

1만2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대형선 3척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신항만 한 켠에는 늠름하게 정박해 있는 ‘한진 차이나호(1만TEU급)’가 눈에 띈다.

길이 약 350m의 차이나호는 여의도 63빌딩보다 72m 긴 초대형 선박으로, 축구장 4개가 들어설 수 있는 크기다. 이 정도 규모의 배가 한 번 움직이려면 기름값 절감을 위해 경제 속도로 달려도 매일 약 1억원이 든다.

차이나호 선원들은 송성호 수석선장을 포함해 21명이 전부다. 이 정도 인원으로 대형 차이나호를 운항할 수 있는 것은 엔진 알람 자동화, 핸들 오토시스템 등의 자동화 시스템 덕분이다.

한편, 부산 전체 신항만 물량(1000만 TEU)의 25%를 처리하고 있는 한진해운 신항만의 올해 목표는 매출 1450억, 물량 250만TEU, 영업이익률 20% 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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