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열 변호사의 e금융 이야기] 해외기업 M&A의 전략적 필요성

입력 2013-07-3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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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열 법무법인 양헌 대표변호사 겸 KAIST 겸직 교수

중국이 최근 정부 주도하에 지식재산담보대출뿐만 아니라 해외 인수·합병(M&A)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중국의 대표적 해외 M&A 사례는 중국 최대 PC업체 레노보의 IBM PC사업부문 인수와 지리(Geely)자동차 회사의 볼보(Volvo) 인수다. 그리고 최근에는 중국의 콘크리트 제조업체 싼이가 독일의 푸츠마이스터사를 인수해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이는 중국 위안화의 가치절상에 따른 구매력 향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지만 주목해야 할 점은 중국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다. 즉 중국 정부 차원에서 글로벌 시대의 강한 브랜드와 유통망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중국 내에 부족한 자원을 해외에서 확보하고, 나아가 선진 기술을 확보하고자 기술력이 뛰어난 해외 기업을 인수해 이 부분을 보강하고 단기간에 기술과 브랜드 경쟁력을 높여 글로벌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레노보는 IBM의 PC사업부문을 인수한 이후 PC시장 등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고 있다. 즉 종전의 저가 브랜드 이미지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싱크 패드’라는 브랜드를 사용해 IBM의 세계적 유통망과 브랜드 인지도를 통한 수출 확대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레노보는 PC 판매기준 세계 2위를 차지했고, 나아가 매년 순익이 34%까지 증가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콘크리트 업계의 최고 기업인 독일의 푸츠마이스터사를 인수해 기술 노하우뿐만 아니라 푸츠마이스터라는 세계적 브랜드를 통한 기업가치를 높이려 하고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이질적인 기업 문화를 어떻게 통합하느냐는 상당히 심각하고, 여전히 어려운 문제로 남아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과거의 저임금, 저가 전략만으로 글로벌시장에서 한계에 직면하자, 좀더 고품질로 전환해 해외시장을 개척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즉 과거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가 대표하는 저가 브랜드에서 좀더 고품질 브랜드로의 전환 노력에 대해 우리나라 기업도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국의 금융기관 역시 해외진출에 시동을 걸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중신증권 등이 프랑스 증권회사의 자회사인 크레디리요네(CLSA)의 지분 19.9%를 인수한 바 있다. 물론 금융업의 경우 제조업과 달리 브랜드 이미지와 고객 신뢰 유지가 중요해 쉬운 부분은 아니다. 그렇지만, 중국 기업이 적극적인 해외 M&A에 나서고, 이에 맞춰 중국 금융기관들이 이를 지원하는 형태로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사회 인프라는 이에 못 미친다. 예를 들어 LBO(Leveraged Buy-Out·차입매수)방식에 의한 M&A의 경우 법적으로 명확한 지침이 설정돼 있지 않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국내시장이 좁아 해외시장 진출이 불가피함에도, 특히 중소기업은 경험 부족 내지 정보망 미흡 등으로 해외진출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그러므로 범정부적 차원에서 해외진출 등에 대한 법제도적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국내에서도 M&A에 대한 인식을 개선해 활발한 M&A가 이뤄질 수 있도록 법제도적 여건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저가·저품질 브랜드 중심에서 고가·고품질 브랜드 전략으로 변모하는 중국 상품에 대응해 우리나라 역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보다 적극적인 해외 M&A가 이뤄지도록 범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이뤄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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