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결국은 毒(독) 될 노출 마케팅- 최두선 문화부 기자

입력 2013-07-30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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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벗었다. 배우 여민정의 이야기다. 제1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레드카펫에 선 그녀는 가슴과 속옷을 노출하는 대형사고(?)를 쳤다. 단순한 사고였다면 해당 여배우가 받았을 상처에 걱정이 앞서는 것이 인지상정이지만 이제는 “또?”라는 말이 자동반사적으로 나온다.

레드카펫이 무명이나 신인 여배우들에게 ‘노출 마케팅’의 장으로 전락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2011년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레드카펫에서 오인혜는 가슴이 훤히 드러나는 드레스로 대중의 시선을 끌었고,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오인혜의 사례는 경쟁이 치열한 연예계에서 단숨에 인지도를 높이는 노이즈 마케팅의 편법으로 인식됐고, 인기에 목마른 수많은 무명 여배우와 신인 여배우들이 노출 마케팅에 뛰어들게 하는 촉진제가 됐다.

모름지기 여배우란 작품으로 말하고, 연기로 승부해야 대중에게 오래 남는 법이다. 노출로 인한 인기와 관심은 한순간의 꿈에 불과하다. 나아가 자극적인 노출 마케팅은 부메랑이 되어 해당 여배우의 이미지를 악화시키고, ‘노출 여배우’란 꼬리표는 향후 연기자로 존립하는 데 치명적 함정이 된다.

무엇보다 여배우의 레드카펫 노출은 동료배우, 대중을 향한 기만이다. 영화제는 피땀 흘려 영화를 만든 배우, 제작진, 연출진과 그 영화를 보고 감흥을 얻는 대중이 소통하는 축제의 장이다. 자신이 출연한 작품은 차치하고 노출로 인기를 얻으려는 이기적인 발상은 영화제의 의미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위다. 긴 시간 영화를 만들고, 연기력을 갈고 닦은 연기자들,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 그들을 위해 마련된 레드카펫은 몇몇 여배우의 이기적인 탐욕으로 변질되고 있다.

앞으로도 일회용 선정적 노출은 대중의 관심을 순식간에 집중시킬 것이고, 해당 여배우는 영화제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을 것이다. 하지만 그 스포트라이트는 해당 여배우에겐 독이다. 영화제의 주인공은 드레스를 벗어젖히는 여배우가 아니라 영화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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