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BRICs)의 창시자 짐 오닐 브뤼겔 이사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출구전략이 신흥시장에 가져올 후폭풍에 대해 경고하고 나섰다.
그는 연준의 경기부양 정책과 출구전략의 영향을 각각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에 비유하면서 연준의 양적완화로 대표되는 경기부양으로 인한 경기 회복세보다 출구전략이 가져올 빠른 위축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연준의 경기부양책으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랐던’세계경제가 연준의 출구전략과 함께 속도가 빠른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세 차례에 걸친 연준의 자산매입 정책은 미국 경제는 물론 전 세계 금융 시장에 유동성을 제공했으며 투자는 활성화했다.
그러나 연준의 양적완화로 인한 부작용은 신흥시장의 몫이었다. 연준의 ‘돈 풀기’로 선진국을 포함해 신흥시장의 투자가 활성화했지만 ‘갈 길 잃은’ 단기 투자자금이 지나치게 유입되면서 이들 국가의 금융시장을 흔들었다. 여기에 달러 약세 때문에 ‘환율 전쟁’이라고 일컬어질 만큼 대미 수출에서 신흥국가의 가격 경쟁력은 악화했다.
이 때문에 신흥국가들은 연준의 경기부양책에 불만을 토로하며 중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연준의 양적완화를 비판하던 신흥국들은 정작 출구전략 가능성에 직면하자 불안에 떨고 있다고 오닐 이사는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달 벤 버냉키 의장이 출구전략를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은 이후 미국의 채권시장은 물론 중국과 인도를 포함한 주요 신흥국의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오닐은 인도를 예로 들며 경상적자와 무역적자가 확대하고 있거나 이미 상당한 규모로 커진 신흥시장은 연준이 공급한 유동성에 ‘중독’돼 갑작스런 출구전략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신흥국들이 출구전략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꾸준한 성장을 보장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인도와 같은 경상적자가 큰 신흥국들이 단기 자금에 대한 중독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자금을 끌어들여 안정성을 도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닐은 중국에 대해서는 변동환율제를 비롯한 시장 개방을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중국이 홍콩과 같은 고정 환율제는 아니지만 실제 환율 변동성은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닐은 큰 경제 규모를 가진 중국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환율 유동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닐 이사는 지난 2001년 신흥국인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의 앞글자를 따 브릭스라는 용어를 만들어 유명해졌다.
그는 지난 4월 골드만삭스자산운용 회장에서 물러나 현재 벨기에 싱크탱크 브뤼겔의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