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결산 증권사 성적표] 외국계 금투사들 ‘먹튀 배당’ 논란

입력 2013-07-09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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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스탠리증권 400억·크레디트스위스 800억·UBS증권 600억 등 ‘배당잔치’

증권업계가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지만 외국계 금융투자사들의 고배당 성향은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모건스탠리를 비롯해 크레디트스위스, 슈로더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당기순이익의 100%가 넘는 이익금을 본점에 송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서 벌어들인 돈을 모조리 외국 본사로 빼가는 이른바 ‘먹튀 배당’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선 모건스탠리증권은 지난달 20일 이사회를 열어 이익잉여금 400억원의 본점 송금을 결정했다. 송금 일자는 이달 24일이다. 대부분의 글로벌 증권사나 운용사는 법인이 아닌 지점이기 때문에 국내에서 벌어들인 이익을 본점에 송금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챙긴다.

문제는 모건스탠리가 본점 송금을 결정한 400억원이 지난 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에 벌어들인 영업이익 379억원이나 당기순이익 305억원보다 많다는 점이다. 모건스탠리의 배당 성향은 131%. 배당 성향은 순이익에서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지난해 번 돈을 모조리 외국 본사로 보내는 것은 물론이고 이전에 쌓아둔 내부 보유금까지 빠져나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고배당은 모건스탠리만이 아니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증권사 가운데 가장 실적이 우수한 크레디트스위스의 경우 지난해 벌어들인 순이익은 789억6400만원이지만 본점에 송금한 금액은 800억원에 달했다. 100억원의 배당을 결정한 슈로더투신운용 역시 순이익은 59억원에 그쳐 169%의 배당 성향을 기록했다.

UBS증권도 600억원의 이익잉여금을 오는 28일 본점에 송금할 예정이다. UBS증권의 본점 송금 규모 역시 지난해 UBS증권 서울지점이 벌어들인 순이익 553억원보다 50억원가량 많다.

외국계의 고배당은 외국계 금융회사가 일자리 창출이나 사회공헌 등 한국에서 거둔 이익의 재투자에 인색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어서 더욱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배당이 지나치게 높은 것 역시 논란거리다. 앞서 400억원 송금을 결정한 모건스탠리는 올해 전년 대비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30% 이상 급감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569억원에서 379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은 445억원에서 305억원으로 줄었다.

크레디트스위스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551억원이던 영업이익은 1017억원으로 34% 감소했고, 당기순이익도 1199억원에서 789억원으로 34% 줄었다.

운용사들의 실적 악화는 더욱 두드러졌다. 지난해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이 16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한국 시장 철수를 결정했을 정도로 사정이 좋지 않았다. 프랭클린템플턴도 지난해 21억7400만원의 영업손실과 19억70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실적부진에도 외국 본사로의 이익 회수는 빠르게 이뤄진 것이다.

올해 배당을 결정한 7개 외국계 자산운용사(합작사 포함) 중 단 1곳을 제외한 6개사의 배당 성향(순이익 대비 배당금 총액 비중)이 86%를 웃돌았고 이들 중 3곳은 97%가 넘었다.

특히 지난해 59억원의 순이익을 챙긴 슈로더투신운용의 경우 주당 5000원씩 총 100억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해 170%에 육박하는 배당 성향을 나타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외국계의 고배당 성향이 미국이나 유럽 등 해외의 경영 스타일이어서 무조건적으로 비난할 순 없다”면서 “그러나 국내 시장에서 번 이익의 100% 이상을 본점에 송금하는 것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측면을 고려할 때 관리감독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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