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넥스 시대 개막] 매매차익보단 후견인 입장으로 관망을

입력 2013-07-02 10:50 수정 2013-07-02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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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홍식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

7월1일 중소·벤처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코넥스시장이 출범했다. 코넥스시장은 초기 중소기업에게 증권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의 기회를 제공하고, 벤처캐피탈 등 모험자본이 원활하게 투자자금을 회수해 재투자할 수 있는 선순환 체계 구축에 기여할 수 있는 시장이다.

중소기업은 우리나라 전체 고용인원의 88%를 차지하는 등 높은 고용 창출을 통해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해 오고 있다. 하지만 이런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이 대부분 은행대출에 편중돼 있고 특히 초기 중소·벤처기업들의 경우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에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 중소기업이 창업 이후 코스닥시장에 상장하기까지 평균 13년 이상 소요되며 이 기간 동안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자금조달에 애로를 겪어 도태되고 있다.

이에 따라 거래소는 코스닥시장 상장 전 단계의 초기 중소기업이 자본시장을 통해 자금을 원활히 지원받을 수 있도록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 개설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2011년말에 시장의 개설을 정부에 건의했다. 정부도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의 개설 필요성에 공감하고 코넥스 시장 개설을 중소기업 금융환경 혁신 대책의 일환으로 추진하게 됐다.

특히 박근혜정부가 들어서면서 국내 중소기업이 겪는 어려움을 해소하고 우리 경제의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찾기 위해 창조경제가 핵심정책으로 추진되면서 코넥스시장이 결실을 맺게 됐다.

이러한 많은 기대를 안고 출범하는 코넥스시장이지만 정규 시장과는 달리 뭔가 부족하고 불완전한 모습일 수 있다. 특히 정규 시장에 비해 거래가 많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거래 활성화 측면보다는 초기 중소·벤처기업의 자금조달 지원에 초점을 맞춰 시장이 설계됐기 때문이다.

코넥스시장이 벤치마킹한 영국 AIM이나 과거 코스닥시장의 예를 보더라도 이는 예견된 일이다. AIM의 경우에도 매매회전율이 50%대에 머물고 있으며 개장 첫해에는 11%에 불과했다. 코스닥시장의 경우에도 개설 이후 3년간 평균 14%에 머물렀으며 개장 첫해에는 4%에 불과했다.

더구나 기존 시장과는 다르게 개인투자자가 참여할 수 없는 만큼 전문투자자 중심의 장기투자(Buy&Hold)가 일반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시장운영도 거래 활성화보다는 코넥스 기업의 성장지원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므로 기존 코스피시장이나 코스닥 시장과 같은 활발한 거래를 기대하는 것은 곤란하다.

투자자의 입장에서도 단기 매매차익을 기대하기보다는 기업의 후견인 입장에서 성장을 지켜보면서 코스닥시장 또는 코스피 시장으로 이전 후 수익을 회수하는 장기투자가 일반적이라고 할 것이다.

7월1일은 코넥스시장의 개장일이기도 하지만 17년 전 코스닥 시장의 개장일이기도 하다. 코스닥 역시 도입 초기에는 여러 가지 우려와 걱정을 많이 했지만 지금은 시가총액 118조원, 상장기업 993개에 달하는 성공적인 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전세계적으로 가장 성공적인 신(新)시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영국의 AIM의 경우에도 현재는 상장기업수가 약 1000여개이지만 1995년 출범할 때는 10개에 불과했다. AIM이 오늘날과 같은 눈부신 성과를 거두기까지는 적지 않은 기간이 필요했음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이제 상장기업 21개사로 출범하는 코넥스시장이 성장해 10년, 20년 후에 어떤 모습일지는 우리 모두의 노력과 관심에 달려 있다. 이제 갓 태어난 코넥스를 어린아이를 돌보는 마음으로 인내심을 갖고 그 성과를 지켜보며 끊임없는 격려와 조언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이번 코넥스시장 개설을 계기로 성장성 높은 초기 중소·벤처기업이 원활하게 자금조달을 하고, 코스닥 상장요건을 충족하지는 못하는 기업이 코스닥 상장을 준비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이로써 코넥스시장이 유가증권시장, 코스닥시장과 함께 우리 기업의 성장단계에 맞추어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며 국가경제 발전을 견인해 나가는 역할을 수행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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