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상처뿐인 브라질행...심각한 전술 부재 극복이 관건

입력 2013-06-18 23:49 수정 2013-06-19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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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이란과의 경기를 앞두고 한국의 시선은 이미 브라질로 향해 있었다. 결과적으로 한국은 본선행을 이뤘다. 하지만 상처뿐인 영광이었다. 경기를 마친 선수들의 눈빛에서 브라질행을 이뤘다는 기쁨을 찾아볼 수는 없었다.

이란전을 앞두고 한국은 패해도 6골차의 득실차를 앞세워 본선에 진출할 수 있다는 여유로운 마음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나마도 한국이 이란에게 한 골을 더 내주고 우즈베키스탄이 카타르에게 실점을 허용하지 않은 채 경기를 마쳤다면 꼼짝 없이 탈락할 수밖에 없었다. 0-1로 패한 것도 망신이지만 그나마 우즈벡이 카타르에게 겨우(?) 5-1로 이긴 것이 다행이었다.

이란전에서도 지난 우즈벡전에서의 단조로운 공격 패턴이 그대로 이어졌다. 끊임없이 이동국을 고집한 것도, 김신욱에 의존하는 단조로운 롱볼 위주의 공격 패턴도, 지독한 골 결정력도 부족도 이처럼 부진한 대표팀의 경기력을 설명하긴 힘들다. 이 같은 경기들이 한 두 경기 이어진다면 불운이지만 최종 예선 막판 4~5경기가 이어지면서도 브라질행을 이룬 것은 천운이나 다름없다.

이란과의 원정경기에서 10명이 싸운 이란을 상대로 0-1로 패했고 다음 경기에서 카타르를 홈으로 불러들여 대승을 예감했지만 후반 경기 막판 가까스로 결승골을 넣으며 겨우 2-1로 승리했다. 이후 레바논과의 원정경기에서 극악의 결정적으로 겨우 후반 막판 승점 1점을 확보했고 우즈벡과의 홈경기에서는 자책골이 아니었다면 승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졸전의 방점은 18일 이란전이었다.

한국이 선전해서 브라질행 티켓을 얻은 것이 결코 아니다. 말 그대로 운이 따랐다. 졸전이 이어지면서 최강희 감독은 거의 매 경기 선발 명단에 변화를 줬고 “이번 경기는 다를 것”이라는 각오를 앵무새처럼 반복했지만 선수 얼굴만 바뀌었을 뿐 달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전술의 부재로밖에는 설명할 수 없는 경기의 연속이었다.

롱볼 위주의 공격이 무조건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오로지 전방으로의 롱볼 투입만으로 승리를 기대할 수는 없다. 이제 한국이 아시아의 어지간한 나라들과의 경기에서 5-0, 6-0 같은 대승을 거두기는 힘들다. 세계 축구는 빠르게 평준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의 화려한 업적이 승리를 결코 보장해 주진 않는다.

대표팀의 경기력이 바닥을 치는 동안 축구 팬들의 눈높이는 높아질대로 높아졌다. 수준 높은 유럽 축구를 자주 접함에 따라 대표팀의 졸전은 더욱 큰 비판을 받고 있다. 승리한다 해도 내용 없는 승리에 기뻐하지 않는다. 하지만 반대로 패한다 해도 납득할 수 있는 경기력을 선보인다면 무조건으로 비난하지도 않는다. 발전하는 모습과 달라진 모습을 보인다면 패해도 결과를 수긍할 수 있는 수준을 갖추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본선행을 이룬 한국은 이제부터가 진짜 문제다. 감독 인선부터 마무리 지어야 한다. 잊을 것은 빨리 잊고 본선 체제로 대표팀을 운영해야 한다. 더 이상 의미 없는 선수 테스트나 하면서 시간을 보낼 수는 없다. 월드컵 본선 이전까지 실전에 도움이 될만한 평가전 상대들을 잡는 것부터 평가전들을 통해 전력을 극대화 하는 것은 물론 하나의 팀을 완성해야 한다. 지나온 과정을 잊고 새로 시작하는 것이 결코 쉽진 않겠지만 그나마 본선행 티켓을 얻은 만큼 리빌딩을 할 명분은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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