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머리 외국인]비공개 경영정보 독점한 뒤 ‘악질 금융범죄’ 저질러

입력 2013-06-04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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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 배후세력에 어김없이 등장, 대기업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악용

▲CJ그룹 총수 일가의 비자금 사건 수사가 ‘검은 머리 외국인’의 증시작전 혐의로 비화되는 양상이다. 해외 조세피난처에 조성된 비자금이 외국인 자금으로 위장돼 주가 조작 등에 사용됐다는 것이 의혹의 핵심이다.

CJ그룹 총수 일가의 비자금 사건 수사가 ‘검은 머리 외국인’의 증시작전 혐의로 비화하는 양상이다. 해외 조세피난처에 조성된 비자금이 외국인 자금으로 위장돼 주가 조작 등에 사용됐다는 것이 의혹의 핵심이다.

외국인 투자자로 위장한 내국인을 일컫는 ‘검은 머리 외국인’들의 증시작전은 가장 악질적인 금융 범죄 가운데 하나다.

검은 머리 외국인이 기업 오너 등 비공개 경영정보를 독점하고 있는 내부자일 가능성이 높고, 다수의 소액 투자자들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용호 게이트 사건은 물론, 리타워텍, 위디츠, 헬리아텍, UC아이콜스 등 굵직한 주가조작이나 배임·횡령 사건의 배후 인물에는 어김없이 검은머리 외국인이 등장한다.

사채자금과 유령회사를 이용해 위디츠, 헬리아텍 등 코스닥 상장사들을 연이어 인수한 후 주가조작은 물론 회사 공금 100여억원을 횡령한 의혹을 받고 있는 상태에서 미국으로 달아난 미국 영주권자 H씨가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2000년대 초반의 검은머리 외국인의 주가 개입은 대부분 해외CB 발행과 편법 인수를 통한 거래가 주를 이뤘다. 발행기업이 CB발행을 의뢰하면 주간 증권사는 국내외 컨설팅회사 등 인수자를 물색하는 형식이다. 인수자들은 대부분 국내 투자자 아니면 해외 거주 내국인이었다.

실제로 당시 비테크놀러지, M플러스텍, 재스컴, 우영 등 상장사 전환청구자 명단에는 박, 이, 김 등 한국인 성씨가 흔했다.

대기업들의 역외펀드를 활용한 대주주의 경영권 방어와 주가조작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현대차그룹은 2000년에 조세피난처인 버진아일랜드에 펀드를 설립해 외국인이 투자하는 것처럼 꾸며 계열사 주식을 사들였다. 이 과정에서 오너인 정몽구 회장은 일부 자금을 빼돌려 유죄를 선고받았다.

아시아나항공은 환매조건부(되사주는 조건)로 미국계 펀드에 회사 주식 8000만달러 어치를 팔았다가 이를 되사주기 위해 신고 없이 불법 역외펀드를 설립했다가 2003년 적발됐다,

같은 해 코오롱은 국내 금융기관에서 외화자금 3000만달러를 불법 조달하기 위해 역외펀드에 1300만달러를 출자한 것으로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동양메이저는 1996년 이후 해외 자금조달과 해외 금융업을 위해 외국에 17개의 역외펀드를 불법 운용하다 적발됐다.

2000년대 중반 코스닥시장에 이른바 ‘재벌 테마주’라는 신조어를 낳았던 재벌가 2·3세 주가조작 사건 수사과정에서도 역외펀드는 어김없이 등장했다.

재벌가 방계인 구본호씨가 지난 2006년 미디어솔루션 인수하자 주가가 치솟았다. 홍콩계 펀드가 투자한다는 소식이 결정적 호재로 작용했는데, 이후 검찰 조사에서 펀드의 실질 소유주는 무기중개상 조풍언씨로 드러났다.

두산가 3세 박중원씨를 내세운 주가조작에서도 홍콩계 펀드를 가장한 검은 머리 외국인이 등장했다.

‘다이아몬드 게이’로 논란을 일으켰던 씨앤케이인터도 비슷한 경우이다. 2010년말 당시 외국계 증권계좌에서 100만주 이상의 매수세가 유입됐다. 매수가격은 대략 6000원 수준이었지만 이듬해 1월 주가가 2만원까지 급등했을 때 대거 매물로 나오면서 “진짜 계좌 주인”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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