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상엽의 시선]또, 축구대표팀 감독 흔들기

입력 2013-05-2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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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월드컵대표팀의 2014 브라질 월드컵 본선행 여부를 판가름할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경기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대표팀은 6월 5일, 11일, 18일에 걸쳐 레바논, 우즈베키스탄, 이란 등과 차례로 경기를 치른다. 3연전 결과에 따라 한국의 본선행이 결정돼 관심은 매우 뜨겁다.

이번 대표팀에는 이동국과 김신욱이 공격수로 선발됐다. 그렇다. 또 이동국이다. 최강희 감독이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이래 원톱 기용은 항상 관심의 대상이었다. 올시즌에는 독일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이 뛰어난 득점력을 과시함으로써 주전 원톱 기용에 더 큰 관심이 쏠린다.

적지 않은 팬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이동국의 중용에 강한 반대의 뜻을 보이며 손흥민의 주전 기용을 요구하고 있다. 최강희 감독 역시 손흥민의 꾸준한 성장에 수차례 반가움을 표했지만 대표팀 주전은 대부분 이동국의 몫이었다. 대표팀에서 이동국만큼 꾸준히 득점을 올려준 선수 역시 드물다. 최 감독 나름의 구상이 분명해 보인다. 물론 다가올 경기에서는 누가 주전으로 나설지 알 수 없다. 이는 전적으로 감독이 결정할 문제다. 결과에 따른 책임 또한 그의 몫이다.

2002년 월드컵 당시 독일을 보자. 월드컵 직전 시즌 중위권 1860 뮌헨의 마틴 막스는 분데스리가 득점왕에 올랐다. 당시 그는 33세의 노장이었지만 높은 골 결정력을 자랑했다. 당시 대표팀의 지지부진한 골 결정력 탓에 언론은 여론을 등에 업고 그의 대표팀 발탁을 강하게 요구했다. 하지만 루디 푈러 당시 감독은 끝내 막스를 외면했다. 여론에 못 이겨 평가전 명단에 발탁했지만 단 한 번, 그것도 교체로 단 17분만 활용했고 그것이 막스의 유일한 대표 경력이었다. 대신 대표팀 공격수로 자리한 선수는 당시 34세의 올리버 비어호프와 카르스텐 얀커, 미로슬라프 클로제, 올리버 네빌 등이었다. 클로제와 네빌은 이해할 수 있지만 막스보다 나이도 많고 전성기가 한참 지나 당시 소속팀이던 AS 모나코에서 5골에 그친 비어호프나 바이에른 뮌헨에서 후보에 머물며 무득점에 그친 얀커를 중용한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이었다. 하지만ㅤ푈러는 역사상 최약체로 평가되던 대표팀을 이끌고 당당히 준우승을 차지했다. 여론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최약체 대표팀을 월드컵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다시 한국대표팀으로 돌아오자. 연령대나 현재 기량만으로 볼 때 이동국은 분명 최상의 선택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대표팀 감독은 다가올 경기와 선수들 간의 조합, 컨디션, 상대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대표팀을 구성한다. 감독의 선택이 팬들에게는 쓸데 없는 고집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물론 팬들이 건전하게 의견을 내놓는 것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해당 선수나 감독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은 대표팀의 사기만 떨어뜨릴 뿐이다. 더구나 전임 감독은 협회와 불협화음을 내며 경질됐고, 최 감독은 여론이 지지한 감독 적임자였다. 단순히 몇몇 경기에서의 경기력이 실망스럽다고 해서 경질을 운운하거나 선수들을 싸잡아 비난하는 것은 너무하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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