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달라진 ‘새 정부 100일’의 의미- 전민정 정치경제부 기자

입력 2013-05-28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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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초 100일에 새 정부의 성패가 달려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강조하던 말이다. ‘대통령 취임 후 첫 100일’이라는 만만찮은 시험대를 어떻게 무사히 통과하느냐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길게는 정부 5년 자체를 좌우할 수 있어서다. 박 대통령도 이를 너무나도 잘 알았기에 그동안 정부 출범 초 로드맵을 촘촘히 그려 왔을 것이다.

다음달 4일이면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는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초기 국정운영의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천금의 시간’을 허송세월로 보내 버렸다. 정부조직법 처리가 늦어지면서 국정과제 추진엔 제동이 걸렸고 14명의 고위 공직자 낙마를 뒷수습하기에 정신이 없었다.

내상을 심하게 입은 탓일까. 박 대통령의 취임 100일을 맞는 청와대는 조용한 분위기다. 역대 정권에서 관례적으로 해 오던 취임 100일 기자회견도 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그 이유에 대해 청와대는 보여주기식 행사를 싫어하는 박 대통령의 성향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또 국정의 연속성 측면에선 정부 출범 100일이라는 숫자엔 큰 의미가 없다고도 말한다.

빈 수레가 요란한 것보다는 낫다. ‘낮은 자세로’ 그동안 준비해 온 국정과제 결과물을 선보이는 데 집중하겠다는 의지도 높이 살 만하다. 그러나 자연스럽지 않다. 100일의 중요성을 강조하던 당선인 시절 박 대통령의 모습과는 사뭇 대조적이어서다. 정부 출범 세 달이 지나도록 이렇다 할 성과가 없어 궁색한 변명을 내놓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는 이유다.

요즘 박 대통령은 마음이 급하다. 때문에 각종 회의에서 나홀로 깨알 같은 주문을 쏟아내는 이상한 모양새가 연출되고 있다. 겉으로는 여유롭지만 정권 초 미진한 국정운영에 몹시 신경 쓰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할 말조차 못하는 청와대 참모진과 여당, 부처 이기주의에 몸 사리는 내각 등 박근혜 정부의 기형적 시스템이 확 바뀌지 않는다면 앞으로 5년의 성적표도 낙제점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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