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출구전략에 대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당분간 현행 정책을 유지할 뜻을 밝혔지만 주요 관계자들은 양적완화 규모를 줄여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버냉키 의장은 22일(현지시간) 미국 상·하원 합동경제위원회에 참석해 “현재의 통화정책은 경제회복에 상당한 이익이 되고 있다”면서 “연준의 정책목표인 고용과 물가안정이라는 측면에서도 양적완화 정책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그는 우선 “최근 고용시장이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불안한 상태”라면서 “이로 인해 젊은이들이 기술과 경험을 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어 “지난 3월까지 12개월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연준의 물가 목표치의 절반인 1%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다만 버냉키 의장은 경제상황에 따라 채권매입 규모 축소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고용시장이 본격적이며 지속가능하게 개선된다면 채권매입 속도를 늦출 수 있다”면서 “경제지표에 따라 앞으로 열릴 몇 차례 FOMC에서 매입속도를 조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연준이 이날 공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상당수 위원’은 현행 매달 850억 달러 상당의 채권 매입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위원은 경제지표가 충분한 회복세를 나타낼 경우에 빠르면 다음 달 17~18일 열리는 FOMC에서 양적완화 규모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를 비롯해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공개적으로 양적완화 규모 축소를 주장했다.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버냉키 의장의 이날 발언과 내부 목소리가 엇갈리는 가운데 시장은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하는 실질적인 출구전략 시기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빌 그로스 핌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연준이 오는 9월쯤 양적완화를 축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채금리 상승과 함께 채권 투자자들이 국채에서 손을 떼는 조짐이 보인다”고 말했다.